세모오네모

글 작성자: Yongma Seo
반응형

( 2015년 12월, 서브바인더 재분류)



작년 12월 중순쯤, 2016년을 앞두고 서브바인더를 재분류했었다. [ 관련 포스팅 :  2016년, 서브바인더 재분류하기 ] 


그때 당시에는 서브바인더 갯수 늘리기에 주력하고 있었는데 6개월이 지난 지금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과연 무엇이 바뀌었을까?








(2016년 6월, 서브바인더 재분류)



버리기 연습


딱 봐도 서브바인더가 상당히 많이 줄었음을 알 수 있다. 표면적으로는 최근 들어서 에버노트를 적극 활용한 것이 이유가 되겠지만 그보다 서브바인더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이전에는 서브바인더는 늘릴수록 더 좋다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고 그에 부합하게 지난 3~4년동안 차곡차곡 모아왔었다. 그러다가 올해 4월부터 정리력 카페에서 시작한 <정리력 100일 프로젝트>와 바스락 모임에서 <하루 15분 정리의 힘> 독서모임을 하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일단 보면 재정 노트를 없앴다. 2년 전부터 꾸준히 가계부를 사용하면서 자료를 보관하고, 영수증을 모아왔었다. 그렇게 모은 것들을 활용해서 내가 얼마나 쓰는지 파악하고 분석하는 것은 얼핏 보기에는 순기능이지만, 이미 파악이 끝난 자료는? 필요가 없었다.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분석)가 됐으면 수집한 자료는 최소한의 필요한 자료만 남겨두고 버리는게 맞는데 여태까지 들어갔던 시간과 노력이 아까워서라도 일부러 가지고 있으려는 습성이 있었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과거의 시간과 노력은 이미 분석을 통해 결과물로 결실을 맺었고 아까워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 


최근에 서브바인더 2권 분량이 되는 재정노트 안의 내용물을 보면서 지난 몇 년간의 영수증과 지난 가계부들을 버렸다. 그 중에서 중요한 영수증이나 혹시라도 나중에 참고하지 않을까? 싶은 영수증은 사진을 찍어두고 클라우드에 올려두는 것으로 마무리를 지었다. 



혹시나 필요하지 않을까?


그렇게 20권에 육박했던 서브바인더를 정리하니 앞으로 몇 년간은 서브바인더를 살 필요가 없을 정도로 여유분이 많이 생겼다.  




에버노트 활용


그리고 "보관"은 필요하지만 자주 보지 않는 자료들에 대해서는 모두 에버노트에 업로드 시켰다. 예를 들어 자격증이나 수료증, 이력서 등이 해당이 되겠다. 만약 서브바인더에 보관했다면 집에서만 볼 수 있고, 그것도 일일이 찾아봐야 하는 단점이 있었지만 에버노트에 옮김으로써 언제 어디서든지 확인할 수 있었고 간단히 검색을 통해 쉽게 찾을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다시 인쇄할 수 있는 아주 큰 장점이 있으니 보관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그 외에도 서브바인더에서 "재정" 부분을 없애면서 생겼던 허전함을 에버노트를 통해 채워넣었다. 카드/계좌/급여명세서 등을 PDF 파일로 암호화시켜 보관함으로써 보안이나 활용 측면에서 효율을 극대화 시켰다. 


에버노트 활용이 아직 걸음마 수준인데도 불구하고, 바인더에서 오는 비효율적인 측면이 굉장히 많이 제거가 됐다. 독서노트나 철학노트 등도 정리가 끝나면 조만간 에버노트로 완전히 이관시킬 예정이다. 



앞으로 바인더의 활용은? 


이렇게 되다보니 바인더 활용이 굉장히 축소된 듯한 느낌을 받지만 여전히 중심은 바인더다. 간단한 문서들이나 자료 보관은 에버노트가 편할지라도, 여행을 다녀와서 나온 결과물, 내가 1년 내내 적었던 주간/월간/연간계획표. 친구들과 주고 받았던 편지 등 이러한 자료들은 디지털로 대체시킬 수 없다. (물론 일일이 스캔 떠서 업로드 시킬 수는 있지만 아직은 아날로그가 더 적합한 것 같다.)



결론 


학생이었을 때, 시험 기간이 되면 평소보다 펜을 사용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그렇게 내 글씨가 익숙해질 무렵 방학이라는 시간이 찾아오고 그 기간 내내 펜을 활용할 일이 전혀 없다보면 개강을 하고 나서 다시 잡은 펜은 예전의 그 부드러운 느낌을 주지 못한다. (물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시 익숙해지긴 한다.)  디지털만 활용하다보면 어느 순간 아날로그가 필요할 때나 그리워질 때 다시 돌아오더라도 내가 생각했던 그 당시 그 느낌보다는 아날로그가 주는 어색함이 더 큰 법이다. 그 어색함은 앞서 말했듯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금방 익숙해지지만 참을성이 점점 줄어드는 요즘 시대에 우리는 그 시간 조차도 참지 못하고 있다. 그때부터 "아날로그를 잃어버린 시간"이 되는 것이다. 잃어버리는 것과 잠시 잊는 것은 다르다. 펜은 여전히 키보드보다 우리에게 더 많은 생각을 던져준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