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오네모

글 작성자: Yongma 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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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모임 후기를 씁니다.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다른 일을 더 우선시한다는 이유로 작년에는 모임 후기를 많이 올리지 못했는데요. 올해도 아마 크게 다를 거 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바스락 모임과 저를 지켜봐 주시는 분들 위해서 가끔씩이라도 이렇게 후기를 들고 오겠습니다. 





책 <찌질한 인간, 김경희>에서 김경희 작가는 누군가 자신에게 '무슨 일 하세요?'라고 물어봤을 때 예전에 회사사를 다닐 때는 '직장인이에요'라는 명쾌하게 답했지만, 글도 쓰고 클래스도 열고, 책방에서 일도 하는 지금은 딱히 어떤 단어로 규정하기 힘들다고.



무슨 모임 하세요?



누군가 제게 물을 때 항상 바인더 모임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나 상대는 열에 아홉은 그게 무슨 모임인지 이해를 못했습니다. 혹여 바인더를 알아도 '그거 그냥 적는 거 아니에요? 그걸로 지속적인 모임이 가능해요?' 


물론 그들은 아무런 의도 없이 정말로 궁금해서 물어봤겠지만, 받아들이는 내 입장에서는 비꼬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김경희 작가가 어떤 단어로 본인의 직업을 규정하기 힘들듯이 우리 모임도 어떤 하나의 단어로 규정하기가 힘들었습니다. 바인더도 쓰고, 책도 같이 읽고, 가끔 놀러 가기도 하고, 강연도 듣고, 디지털 도구를 같이 써보기도 하는 모임이다 보니 '바인더 모임', '독서 모임' 등 모임을 이해하기 쉬운 하나의 단어로 표현하기에는 찜찜한 측면이 있었습니다. 



그런 규정짓기 어려운(?) 바스락 모임이 생긴 지 벌써 2년 하고도 3개월이 지났는데요. 누군가는 '꽤 오래됐네!'라고 생각했을 것이고, 또 누군가는 '생긴 지 얼마 안 되었네'라는 생각이 들 것입니다. 우리들 모두 본인 세계에 있는 기준으로 세상을 판단합니다.




혼자가 아닌 n명 이상의 '우리'가 모여서 함께 가다 보면 같은 곳을 보면서도 누구는 미래를 떠올리고, 누군가는 과거를 떠올리게 됩니다. 예전에는 나와 다른 것은 틀린 것이라고 넘겨짚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그러나 지금은 다양한 지역에 사는, 다양한 연령대의, 다양한 직업의, 다양한 성향의 사람들이 모여 구성된 모임 덕분에 편협했던 생각들이 자연스럽게 확장되었습니다.


(물론 지금이야 그냥 독서모임이라고 웃으면서 넘기지만, 여전히 어떤 하나로 표현하기가 힘들다.)



 작년 말쯤 모임 식구들에게 모임에 대한 설문 조사를 요청했고 모두 정성 들여 작성해주셨습니다. 그 내용을 토대로 어제(1월 20일)는 지난해 모임을 돌아보는 '바스락 모임 피드백' 시간을 가졌습니다.



당신이 바스락 모임에 참여하는 이유는?



토요일 오전은 평일에 쌓인 피로를 풀기 위해, 숙취를 달래기 위해서 가장 휴식을 취하기 좋은 시간입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그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물어보면 대부분은 그 날만큼은 늦잠을 자면서 휴식을 취한다고 얘기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어제보다 한 뼘이라도 더 성장하기 위해 기꺼이 토요일 오전 시간에 바스락 모임에 참여하기 위해 강남역으로 출근하고 있습니다. 가장 쉬기 좋은 시간에 말이죠. 


자기계발과 사람





설문 조사를 통해 바스락 모임에 참여하는 이유를 물어본 결과 다양한 답을 해주셨는데 결국 묶어보면 사람과 자기계발을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현재 모임에서는 바인더뿐만 아니라 독서 모임을 통해 책도 같이 읽고 리추얼, 가계부, 기상, 글쓰기와 같은 모임 속 소모임도 운영되고 있습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실 발전 측면에서는 모임보다 혼자 하는 편이 더 많은 시간을 확보할 수 있고,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지치게 되면 그 시간을 오롯이 견뎌야 하는 것도 본인 몫이고, 목표를 달성하더라도 성취감을 느끼는 대상 또한 본인에 한정되어 있지요.    



하지만 함께 한다면 조금 느릴 수는 있어도 격려와 위로를 받으면서 힘든 시기를 극복할 수도 있고, 본인이 이루기 힘들었던 목표를 달성하면 본인만큼이나 함께하는 사람들이 더 좋아해 주곤 합니다. 저를 비롯해 바스락 식구들은 혼자 빨리 성공하기보다, 같이의 가치를 잘 알기에 오랜 시간 모임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2017년, 가장 좋았던 컨텐츠는?



가장 좋았던 컨텐츠로는 생산성 도구, 바인더 관련 컨텐츠, 자기분석 프로그램, 독서모임 등이 나왔습니다. 




1. 생산성 도구


현재 저희 모임에서는 바인더 뿐만 아니라 다양한 생산성 도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만 하더라도, 현재 글 쓰고 있는 브런치에서도 '스마트워크 프로젝트'라는 매거진을 통해 꾸준히 생산성 도구에 대한 소개 및 활용법을 다루고 있는데요. 모임에서도 많은 분들께서 evernote, onenote, workflowy, trello 등 다양한 도구를 쓰고 있습니다. 올해는 작년보다 더 비중있게 다뤄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2. 바인더


저희 모임의 메인 컨텐츠지요. 항상 모임 초반부터 '과연 계속해서 바인더에 관한 컨텐츠가 나올까?'라는 불안감이 있었는데요. 신기하게도 어떻게든 생기더라구요. 물론 가끔씩 '리뉴얼'이라는 핑계로 조금만 바꿔서 재탕을 하기도 하지만, 여전히 모임에서 가장 사랑 받고 있는 컨텐츠입니다. 




3. 자기분석 프로그램


개인적으로 자기 분석 프로그램들을 굉장히 좋아하는 편인데요. 작년에는 모임에 확장을 시켜봤습니다. MBTI 강사분도 초청해서 같이 검사도 받고 교육도 들었고, 책 <GRIT>으로 독서모임을 진행할 때쯤에는 GRIT 검사도 같이 받아봤습니다. 뿐만 아니라 8월에는 각자의 탁월한 재능을 찾아주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이런 자기분석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에 대해 몰랐던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고 말씀하신 바스락 식구들이 많았는데요. 올해도 '나'에 대해서 좀 더 다양한 자기 분석 프로그램을 진행해볼 생각입니다.     



4. 독서모임 



독서모임은 격주로 운영되고 있는데, 2017년 한 해 20권의 책을 함께 읽었습니다. 주로 자기계발 도서로만 읽다가, 하반기에는 '이방인', '퇴사하겠습니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처럼 자기계발 외 도서로도 확장되었는데요. 2018년에도 모임에서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읽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____에게 ________를 배우고 싶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만큼 각자 다양한 재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설문조사를 할 때 다른 식구들에게 배우고 싶은 것도 함께 조사를 했었는데요. 정말 다양한 것들이 많이 나왔지만, 제 것만 간단히 소개해보겠습니다. 



바스락 식구들은 저에게 시간 관리, 디지로그, workflowy, onenote, 블로그 포스팅을 배우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마음이 통한 걸까요? 올 초에 연간 계획 발표를 할 때 많은 분들께서 블로그를 시작해보시겠다고 다짐을 하셔서, 올해에는 오랫동안 블로그를 운영한 만큼 모임에서 한 번 소개해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요. 열심히 준비해서 소개해봐야겠습니다 ^-^




2017년, 가장 많이 성장한 사람!




설문 조사에서는 2017년 가장 많이 성장한 사람도 함께 뽑아봤는데요. 1년 넘게 참여하고 있는 6기 ㅇㅈ님과 이제 거의 1년이 다 되어가는 7기 ㄱㅁ님이 뽑혔습니다. 포상으로는 각자 받고 싶은 책 한 권씩 선물로 드렸습니다. 책을 받으니 두 분 다 너무 좋아하셨는데 책도 책이지만, 함께 한 사람들이 뽑아줘서 더 뜻 깊을 거 같습니다.






바스락 모임은 2017년에 52주 중에 명절(설날, 추석)과 5월과 8월 연휴를 제외하고 총 48주 모임을 가졌는데요. 매월 1회 모임을 가지면 무려 4년이나 걸리는 시간입니다. 익명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인데도 문체만 봐도 누가 썼는지 알만큼 이제는 무척 친해진 사이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바스락 모임은 2018년도 더욱 기대됩니다. 



바스락 모임은 올해에도 함께 달립니다. 2018년도 기대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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