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의 힘은 생각보다 강력하다.
읽을 시간이 없다고 독서를 멀리하던 내가.
헬스장 갈 시간이 없다고 운동을 하지 않던 내가.
어느덧 아침에 출근하고 20~30분간 책을 읽고, 퇴근 후 꼬박꼬박 헬스장을 다니고 있다.
그 결과 2017년의 반이 지난 지금 책은 약 30권가량 읽었고, 헬스장은 이제 막 습관을 들이는 상태라 많은 변화는 없지만 지난 몇 년간 운동을 하지 않던 내가 다닌다는 자체만으로도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자, 그러면 하지 않던 내가 어떻게 하는 나로 바뀔 수 있었던 걸까?
나를 크게 변화시킨 작은 습관 5가지를 소개한다.
1. 주간 계획 양식 변경
현재 필자는 3P바인더를 활용하여 주간 계획을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매주 토요일 바인더 모임인 '바스락 모임'에 참여하여 많은 사람들과 바인더와 독서를 중점으로 꾸준한 자기 계발을 하고 있다. 바인더 특성상 개인의 의지로는 꾸준히 작성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그래서 모임에서는 한 주의 중간인 수요일에 모임 카페에 주간 인증을 하고 있고, 매주 토요일 강남 인근 스터디룸에서 만나 주간 피드백이 진행된다.
덕분에 평일에는 밀릴만하면 수요일에 인증을 해야 되니 한 번 점검하게 되고 또 한 번 밀릴라 하면 토요일에 모임에 참석해야 하니 꾸준히 주간 계획을 작성할 수 있는 습관을 갖게 되었다. 물론 이 자체만으로도 좋은 습관이었지만 문제는 토요일 모임이 끝나고 주말 내내 바인더 활용하지 않는 개인 시간(주로 쉬는 시간)이 많다 보니 월~금에는 늘 꽉꽉 채워져 있지만, 토요일 오후부터 일요일은 관리가 잘 되지 않는 문제점이 발생했다.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써야지, 써야지'하면서도 개인의 의지로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물론 가끔 의지가 불타오를 때는 책상 앞에 앉아 작성을 하기도 하지만, 그 의지가 꾸준히 매주 이어지는 건 아니었다. 그러다 보니 의지가 아닌 다른 동기부여가 필요했는데 그 해결책은 생각보다 쉬운 곳에서 등장했다.
3P바인더에서 파는 주간 계획 속지는 월요일부터 시작되어 일요일에 끝난다. 월요일부터 수요일은 카페 주간 인증을 해야 하고, 목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바스락 모임에서 주간 피드백을 하는데 일요일은 둘 다 속하지 않으니 관리력이 약해졌던 것이다.
일요일을 주의 시작으로 바꾸니 자연스레 주간 인증도 하게 되어 현재는 위와 같이 관리되지 않는 문제가 사라졌다.
2. 주말(공휴일) 조조영화 관람
평일에는 업무, 토요일 오전에는 바스락 모임이 1주간의 고정 일정으로 들어있다. 여기에 독서, 운동, 블로그, 기고, 모임 준비, 개인적인 약속 등등 수많은 변동 일정들이 매주 일정에 속한다.
그렇게 토요일까지 치열하게 살다 보니, 일요일 아침은 자연스럽게 늦잠으로 이어졌다. 6일 동안 열심히 살았으니 하루 정도는 늦게 일어나는 건 좋지만 문제는 그것만으로 끝나지 않았다. 늦게 일어나서 아점을 먹고 다시 좀 쉬다가 집 청소 좀 하다 보면 저녁이 되어 뭔가 하기에는 애매한 시간이 되어 버린다. 헬스장을 가기에는 씻고 버스를 타고 다녀와야 하고, 카페에 가자니 저녁 시간이 다 되어가니 밖에서 밥까지 먹으면 의도하지 않는 지출까지 생긴다.
늦잠 때문에 하루를 통째로 날려버리는 것이다. 특히 토요일 저녁에 늘 '내일은 헬스장 가야지' 하면서도 위와 같은 패턴으로 일정이 이어지다 보면 그 약속을 못 지키는 경우가 많았다.
역시 내 의지는 믿으면 안 된다. 환경을 바꿔야 했다.
주말이나 공휴일 아침 일찍 영화를 보며 어떨까?
조조의 힘은 대단했다. 영화를 할인받을 수 있는 신용카드와 통신사 멤버십까지 갖고 있어서 무료로 보거나 2~3천 원에 볼 수 있었으니 이거야 말로 일석이조가 아닌가.
의지에 기댔을 때 늘 무너졌지만, 그냥 아침에 영화 보러 밖을 나가니 자연스럽게 내가 계획했던 일들이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영화를 보고 나서 밥을 먹고 헬스장을 가고, 밀린 독서나 블로그 포스팅, 기고 등을 하기 위해 또 카페로 이동해서 작업을 이어갔다. 그렇게 할 일을 마치고 나서 집에 오면 평소에 하던 집안일이나 피곤하면 낮잠을 청하기도 했다.
물론 매주 조조 영화를 보는 건 아니다. 정말 피곤하거나 딱히 급하지 않으면 하루 종일 집에서 푹 쉰다. 하지만 해야 할 일이 있으면 내 의지를 믿기보다는 일단 나를 밖으로 나가게 만들기 위해 조조 영화를 예매한다.
덕분에 일요일의 생산성이 확연히 올라갔다.
3. 출근 후 20~30분 독서
독서는 늘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평일에는 업무에 쩌들고, 금요일부터는 술에 쩌들다 보면 독서는 내 삶에 좀처럼 개입하지 못했다.
시간이 없어서, 딱히 읽을 책이 없어서, 다른 일이 더 중요해서.
이런저런 많은 이유로 늘 독서는 멀어졌다. 지금 생각해보면 독서를 해야 하는 이유를 찾아야 했는데, 그때 당시에는 독서를 멀리하는 이유만 나열했던 것 같다.
작년 한 해 약 30~40권 정도의 책을 읽었고, 올해는 절반이 지난 지금 약 30권가량의 책을 읽었다. 재작년만 하더라도 1년에 20권 미만으로 읽었는데, 독서 시간이 엄청나게 늘어난 것도 아닌데 어떻게 독서량이 증가한 걸까.
독서 타임을 바꾸다.
예전에는 독서를 하는 시간이 늘 퇴근 후였다. 하지만 퇴근 후는 어떤 습관을 꾸준히 지속시키기 어려운 시간이다. 웬만한 의지가 아니고서야 야근, 약속, 휴식, 집안일, 전화통화 등등 독서를 방해하는 요소들을 이겨내기 어렵다.
"오늘 퇴근하고 집에 가서 책을 읽어야지" 하면서도 갑자기 회사 동료가 술 마시자고 할 수도 있고, 퇴근하려고 하니 상사가 야근을 시킬 수도 있다. 또한 무사히 집에 오긴 했는데 갑자기 긴장이 풀려 쉬고 싶을 수도 있고, 어제는 안 보이던 빨래나 설거지거리들이 눈에 들어와 독서보다 먼저 해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들 수도 있다. 1~2가지 정도의 방해 요소라면 쉽게 이겨낼 수도 있겠지만 주변 곳곳에 수많은 유혹들이 도사리고 있다.
그리고 그런 유혹들은 매번 나를 이겼고, 늘 후회했다.
'아... 독서할 시간이 없어'
진짜 시간이 없던 것일까?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독서가 아니어도 퇴근 후 저녁 시간은 참 많은 일들이 진행된다. 그래서 이 시간에 독서를 넣는다는 건 다른 일들을 포기할 수 있는 습관이 들지 않는 한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퇴근 후 늘 독서를 하지 못해 한참 고민에 빠졌을 때, 모임에서 매일 출근 후 아침 시간을 활용하여 독서하는 분이 계셨다. 그 얘기를 듣는 순간 '이거다!' 싶었다.
그렇게 1년째 아침 독서를 이어오고 있는데 효과가 놀라웠다. 많은 시간은 아니지만 아침 20~30분 동안 저녁 시간대와는 달리 방해 요소가 거의 없었다. 그래서 짧은 시간 동안 독서에만 오롯이 집중하여 하루에 50~80p 정도씩 읽을 수 있었다. 책 한 권이 보통 300p 내외니 5일 읽으면 1주일에 1권을 읽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일찍 출근하니 상사들에게도 '얘는 지각하지 않는다'라는 좋은 인상을 남기고, 붐비는 출근 시간대를 피하니 평소보다 더 빨리 회사에 도착해서 같은 시간을 투자하더라도 더 많은 효율을 거둘 수 있었다.
시간이 없어서 독서를 하지 못하는 직장인이라면 아침 독서는 필수다. 도전해볼 만하지 않는가?
4. 퇴근 후 카페 가기
고영성 작가가 쓴 책 <어떻게 읽을 것인가>을 보면 저자는 책을 읽거나 집필할 때 서재가 아닌 카페에 간다고 한다. 집에 있을 경우 아이가 서재에 들어올 수도 있고, 다른 일들을 신경 써야 하니 집중력이 떨어진다고 한다. 하지만 카페에 가면 다들 모르는 사람이긴 하지만 의식을 하지 않을 수 없으니 감시 효과(?) 덕에 책에 더 집중하게 되고 그 날 정한 목표량을 끝나기 전까지는 집에 가지 않겠다!라고 약속하니 카페에 가는 건 곧 하루 목표를 지키는 것과 다름없었다고 이야기한다.
이 책을 읽는 순간 역시 '이거다!'
바로 내 삶에 적용했다. 퇴근 후에 카페에 가서 아침에 채우지 못한 독서를 하거나 모임 준비를 이어나갔다. 그리고 카페 다음에는 바로 옆에 위치한 헬스장으로 가서 운동을 하고 집에 간다.
그 전에는 퇴근 후 바로 헬스장을 다녔는데 사람이 가장 붐비는 8시 전후다 보니 내가 하고 싶은 운동 기구도 마음대로 하지 못해 운동의 집중도가 너무 떨어져서 고민이 많았다. 그래서 퇴근 후 1~2시간 정도는 카페에서 자기계발을 하고 9시나 10시쯤 헬스장에 다니게 되니 그 시간대에는 사람들이 어느 정도 빠져 퇴근 후에 자기계발도 챙기고, 건강도 챙기게 됐다.
5. 운동 후 집까지 걷기
헬스장과 집과 가까운 지하철역은 1 정거장, 버스로는 2 정거장 정도 된다. 회사에서 이미 헬스장을 오느라 버스를 타고 왔는데, 또다시 1 정거장을 가기 위해 버스를 타기에는 돈도 그렇고 참 애매한 거리다. 그래서 운동할 겸 걸어 다니고 있다. 지하철 역과 집이 거리가 좀 있어서 걷게 되면 한 40분 정도 걸리지만 덕분에 늘 하루에 1만보 이상 걷는 습관을 가지게 됐다.
교통비도 절감하고, 건강까지 챙기니 일석이조 아닌가.
다섯 가지 습관 모두 굉장히 작은 습관들이지만, 내 인생에 굉장히 큰 변화를 끼쳤다. 독서량이 최소 1.5배가 늘었고, 많은 일들을 벌리고 있음에도 다들 균형적으로 잘 처리하고 있다. 만약 이 습관들이 장착되어 있지 않았다면 '내가 마음먹은 의지대로 하지 못하는 내 모습'을 보고 굉장히 좌절하고 있지 않을까.
예전에는 내 의지만 믿었지만, 이제는 의지 따위는 믿지 않는다. 환경이 중요하다.
그 환경으로 나를 데려다 놓으면 그 뒤에 이어지는 일들은 자연스럽게 풀린다.
독서를 하기 위해서 30분 일찍 회사에,
수많은 일들을 하기 위해 퇴근 후 카페에,
주말을 좀 더 알차게 보내기 위해 조조 영화를 보러 영화관에,
또 앞으로 어떤 작은 습관들이 나를 바꿀까.
다시 일상 속으로 들어가 크게 변화시킬 습관들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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