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자본
[독서노트] 심플하게 산다, 도미니크 로로
2016. 9. 26.정말 오랜만에 만년필을 들고 독서노트를 써내려간 거 같다. 뭐 말이 독서노트지, 본문 속 와닿는 문구를 내 손으로 종이에 옮기는 일이었다.작년부터 직장을 다니면서 아날로그보다는 좀 더 가벼운 스마트 라이프를 지향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독서노트만큼은 타이핑이 아닌 한 자 한 자, 또박 또박 쓰고 있다. (물론 악필은 감수해야하지만)하지만 쓴다는 것은 키보드에 치는 타이핑과는 달라서 오롯이 그 시간에 쓰는 것에 대해서만 집중해야 한다. 멀티 태스킹에 익숙한 요즘 따로 시간을 내어 하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도 그 중요성을 잘 알기에 늘 하려고 노력하면서도 잘 안되는 일이기도 하다.어쨌든 앞서 말했듯이 독서노트를 작성했다. 몇 년, 아니 몇 달전까지만 해도 책은 종이 책으로만 읽어야한다는 강박관념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그리고 하울의 움직이는성
2016. 8. 24.일본 영화는 대체로 재미가 없다. 그래도 그나마 봐줄만한 장르가 러브레터나 지금, 만나러갑니다와 같은 멜로/로맨스거나 지금 소개하는 애니메이션들이다. 영화를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라 1달에 한 번쯤은 극장을 찾아가서 신작들을 보곤한다. 그리고 집에서도 예전에 봤던 영화나 극장에서 보지 못한 영화들을 찾아보기도 하는 편이다 우리는 배가 고파서 식당을 찾을 때, 가보지 않았던 식당보다 이미 검증된 식당을 더 선호한다. 순대국밥이나 해장국처럼 흔하디 흔한 메뉴가 질릴법한데 술 먹은 다음 날이면 이보다 좋은 메뉴가 없다. '영화'도 그렇다. 음식보다는 덜 하겠지만 새로운 음식보다 이미 검증된 메뉴를 다시 먹고 싶을 때가 있다. 아마 위 두 애니메이션을 처음 접하게 된 건 중학생 무렵이었다. (개봉일을 찾아보니 센..
오사카에서 먹었던 것들.
2016. 8. 7.7월의 마지막 날, 3시 비행기로 오사카로 향했다. 여행객이 많은 시즌이기도 하고, 초행길이다보니 공항 심사 마치고 숙소 찾다보니 어느덧 밤 9시쯤? 됐다. 나가서 뭘 먹기엔 다시 숙소 돌아올 자신이 없었고. ㅋㅋㅋㅋㅋ 숙소 앞 편의점 에서 간단하게 때울 끼니와 맥주 2캔을 구입해서 흡입. 작년 연말에 칭다오 갔을 땐, 다 맛있어 보여도 일단 구입하면 고수가 들어가 있어서 그 다음부터는 구입하기가 망설여졌는데 일본은 그런거 없어서 좋음.ㅋㅋㅋㅋㅋ 그냥 맛 없는 거 골라도 일단 평타는 침. (다만 맥주는 그냥 먹던 거 고르자.) 둘째 날, 우메다에서 고베로 향했다. 횡성에 가면 한우를 꼭 먹어야 하듯이, 고베에 가면 고베규를 먹어야 한다기에 오전 일찍 키타노 이진칸 거리를 돌고 런치 시간에 맞춰 "스테이크..
Walking with Nature, 이재효 조각전 @성남아트센터
2016. 6. 19.작년 6월 처음 성남에 온 이후로 줄곧 모란에서 살다가 이매로 이사온지 벌써 4달이 지났다. 이매, 바로 옆에 위치한 야탑과 서현은 볼 것도 많고 먹을 것도 많지만 4달간 지내본 이매는 그와 달리 참 조용한 동네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 조용한 동네로 와서 가장 먼저 눈에 보였던 건 성남 아트센터였다. 인천에 살 때부터 트위터를 통해 이재명 성남시장의 글들을 종종 볼때면 성남아트센터가 언급되곤 했었다. 아트센터가 그냥 시의 하나 예술관이겠거니 생각했던 것과 달리 꽤나 유명한 작품들이 연간 스케줄에 즐비해있었고 작품 수준 또한 뛰어났다. 그래서일까. 이사도 왔으니 나중에 괜찮은 공연이나 전시전이 있으면 한 번 가봐야겠다! 라고 다짐했었는데 그게 오늘 이루어졌다! 이재효 조각전 물론 4달간 성남아트센터가 관심..
에피톤 프로젝트(Epitone Project), 3집 각자의 밤
2016. 6. 5.정말 오랜만에 음악 포스팅을 하는 것 같다. MuSic 카테고리의 가장 최근 글을 찾아보니 무려 작년 8월에 썼던 '뷰티 인사이드 OST'에 관한 글이었다. [이전 글 보기] 뷰티 인사이드(The Beauty Inside) OST 영화 같은 경우 워낙 감명깊게 본 작품들이 많고, 리뷰 쓰는 것도 좋아해서 종종 쓰는 편이지만 음악은 보통 한 앨범에 1~2곡이 좋은 경우가 많아 앨범 전체에 대해 포스팅을 하는 경우는 좀처럼 쉽지 않다. 그럼에도 간혹 앨범 전체에 대해 꽂히는 경우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지금 소개하는 에피톤 프로젝트의 세번째 앨범 이다. 먼저 가수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자면 에피톤 프로젝트, 그룹명 같지만 1인 밴드다. 본명은 '차세정', 간혹 여자 이름으로 생각해서 여자 싱어송 라이터로..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부모의 나이는 자식의 나이와 같다.
2016. 5. 6.오랜만에 집에 가는 길에 이 영화가 보고 싶어졌다. 개봉했을 땐 이 영화가 있는지 몰랐고, 그 후에 재개봉 소식을 간간이 찾아보곤 있는데 아직 수도권에는 소식이 없다. (현재 대구에 어느 영화관 한 곳에서만 재상영을 하고 있다.) 만약 언제라도 근처 영화관에 재개봉한다면 꼭 극장에서 보고싶은 영화이기도 하다. 영화의 줄거리는 그렇게 흥미롭지 않았지만, 그 이야기를 풀어내는 힘이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그래서일까, 요즘에는 블로그에 신경 쓸 여유가 없어서 몇몇 글들만 겨우겨우 시간을 내어 쓰다보니 상대적으로 포스팅 시간이 오래 걸리는 리뷰 카테고리는 방치된지 오래다. 리뷰를 쓰고 싶은 영화나 음악은 여전히 많지만, 포스팅 시간을 감수할만큼 써야겠다는 작품은 많이 없었다. 그래도 이 영화만큼은 꼭 리뷰를 쓰고..
[바스락(樂) 독서모임] 강신주의 감정수업
2016. 3. 12.강신주의 감정수업, 책의 거의 맨 뒷장을 보시면 윌리엄 블레이크 시인의 순수의 전조라는 시의 일부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인간은 기쁨과 슬픔을 위해 태어났으며,우리는 이것을 제대로 알 때 비로소우리는 세상을 안전하게 지나갈 수 있다.섬세하게 직조된 기쁨과 슬픔은신성한 영혼을 위한 안성맞춤의 옷.모든 비탄과 갈망 아래로 비단으로 엮어진 기쁨이 흐른다. 이번 주 바스락 모임에서는 이라는 책으로 독서모임이 진행되었습니다. 이제는 아주 유명해진 철학자, 강신주가 읽어주는 욕망의 인문학이라는 부제로 쓰여진 이 책. 사실 저는 한 3년 전에 처음 발간됐을 때 이 책을 만났습니다. 그 전부터 강신주를 좋아하는 탓에, 그의 신간은 늘 제 구매 리스트에 들어가곤 했죠. [모닥불 :: 문화/TV&Show] - 강신주, 『동..
스포트라이트 (Spotlight, 2015)
2016. 3. 7.2016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 각본상. 무슨 말이 더 필요하랴. 몇 주 전부터 정말 보고 싶었던 영화였는데 상영관이 없었다. 내가 살고 있는 분당 근처에만 CGV 야탑, 롯데시네마 성남&성남신흥, 메가박스 분당, CGV 오리. 이렇게나 극장이 많은데 많아야 하루에 2번 정도 상영. 그것도 심야 시간에만 틀어주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건 2월 29일,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고 나서 조금 바뀌었다는 것. 거의 상영관을 반독점하던 검사외전이 어느정도 물러날 때가 된 것도 있었지만 아카데미 영향이 크긴 했다. 덕분에 보고 싶었던 시간대에 관람할 수 있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들었던 생각은 "우리나라는 불가능한 이야기네" 영화를 보는 중간 중간, 혹여나 이 시점에서 뇌물을? 이런 생각이 들었던 나마저도 한국 영..
칭다오 여행(Qingdao, China) 3,4일차
2016. 2. 4.칭다오에서 3일차, 역시 일어나마자 이온(AEON)에서 가볍게 식사를 하고, 편의점에 들렀음. 편의점에 가보면 그 나라의 스타일을 가늠해볼 수 있는데 내가 느낀 건 세 가지 정도 있었음. 1. 콜라가 두 종류가 있는데 중국어가 적혀 있으면 더 싸다. 콜라를 그렇게 좋아하진 않아서 안 사먹어봐서 모르겠으나 아마 현지에서 생산하는 콜라가 더 싼 건 아닐까 추측. 2. 중국은 밀크티를 참 좋아한다. 밀크티 관련 음료가 무척 많았다. 우리나라보다 종류가 훨씬 다양. 밀크티만! 3. 한국 브랜드는 정말 비싸다. 편의점에 간혹 한국어로 적혀있는 식품들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사먹는것보다 훨 비쌈.ㅋㅋㅋ 물론 수입품이라 그렇기도 하겠지만, 뭔가 프리미엄이 있었음. 어쨌든 나와 친구들은 가볍게 음료를 하나 마시고 3일차..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The Revenant, 2015)
2016. 1. 19.Revenant 미국∙영국 [révənənt] 1. 저승에서 돌아온 자; 망령, 유령 2. (유배, 긴 여행에서) 돌아온 사람 정말 이보다 잘 어울리는 영화 제목은 없다. 사실 지난 달부터 기다려온 영화가 있었다. 그게 레버넌트냐고? 아니다. 바로 내부자들, 더 오리지날이었다. 11월에 개봉한 내부자들을 워낙 재밌게 봤었기에, 감독판이 나온다는 건 흥분 그자체였다. 감독판도 나올까말까한 상황에서 마침 청소년 관람불가인 내부자들이 엄청난 관객 스코어를 달성하고, 연극의 커튼 콜 마냥 작년 마지막 날에 개봉했다. 시간만 있었으면 12월 31일에 극장으로 바로 달려가서 영화를 봤을 테지만, 미리 계획된 여행이 있었기에 그 다음해를 기약했다. 그렇게 해가 지나고 여행을 갔다오니 영화는 내 시야에서 조금 멀어져 ..
칭다오 여행(Qingdao, China) 2일차
2016. 1. 18.아침에 일어나서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이온(AEON)이라는 마트로 출발. 나와 한 친구는 빵을 골랐고, 다른 한 친구는 고추잡채밥을 골랐는데 이 고추잡채가 정말 맛있었음. 가격은 12위안이 약간 안 됨. (3천원도 안되는 돈) 그렇게 3,4일차 아침은 이거만 먹었다고 한다. 맞다. 택시VS버스! 전 날 택시vs버스는 토론이 꽤 길어졌음. ㅋㅋㅋㅋㅋ 주로 주장했던 내용들을 보면 택시 측 : 요금이 싸다. 목적지에 확실히 갈 수 있다. 버스 타고 가기엔 너무 멀다. 버스 측 : 요금이 택시와 비교도 안 되게 싸다. 택시비를 아끼면 음식이나 다른 곳에 돈을 쓸 수 있다. 버스체계가 잘 잡혀있다. 일단 택시를 주장했던 친구가 한 발 뒤로 물러나준 덕분에, 저도 버스를 타고 가다가 길을 헤매면 그때부터 택시를 타..
칭다오 여행(Qingdao, China) 1일차
2016. 1. 16.작년 10월쯤, 친구들에게 여행 가자!라고 선포하고 긍정적인 반응이 오자 여행지를 정했습니다. 시기는 연말이었고 여행 장소는 일본을 가려고 마음을 먹었었습니다. 그런데 보니까 너무 비싸요..... 연말 프리미엄이 붙어서 그런지 비행기 값은 30~40도 구하기 힘든 정도였고, 숙소도 구하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시선을 돌렸습니다. 바로 맥주로 유명한 도시, 중국 칭다오. 그렇게 비싼 일본행 비행기 값 덕분에 저희들은 칭다오로 향했습니다. 아침 9시 5분에 출발하는 비행기를 예약했기 때문에 엄청 서둘러야 했습니다. 친구들은 인천, 그리고 김포공항 근처에 살기 때문에 인천공항을 오는게 수월했지만 저는 성남에서 살고 있기에, 전날 인천으로 와야 이동이 편할 것이라 생각하고, 인천에 있는 집으로 와서 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