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자본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느낀 20가지 생각들
2018. 4. 13.3월 마지막 날에 퇴사하고 혼자 블라디보스토크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3박 4일간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어떤 것을 느끼고 돌아왔는지 남겨보는 글을 쓰려고 한다. 블라디보스토크는 막연하게 가보고 싶은 곳 중 하나였지만 계속 미뤄두고 있는데, 퇴사도 했겠다. 비행기 표도 저렴하게 풀렸겠다. 시간도 되겠다. 돈도 앞으로 생각해봐도 지금이 가장 많겠다(?) 그래서 냉큼 비행기 표를 끊었다. 블라디보스토크를 간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얘기하니 서로 입을 맞췄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모두가 한 목소리로 무서운 동네를 왜 가냐고, 가서 스킨헤드 만나면 어떡하냐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다. (지금은 많이 괜찮아졌다고 말하면서도 사실 좀 무섭긴 무서웠다.)다행히 여행 중에 이렇게 생긴 사람은 못 봤습니다. 안심하세요!항공권과 ..
크레마를 통해 책을 읽는다는 것.
2017. 8. 2.크레마(Crema)를 쓴다는 것.재미없을 땐 다른 책을 볼 수 있는 매력, 크레마 사운드 2017년 2월 15일, 회사 복지포인트로 어떤 '쓸모 있는 것'을 살까 하다가 지금의 크레마 사운드가 내게 왔다. 그 전까지만 하더라도 '책은 당연히 손으로 넘겨보는 맛이지'하던 나였다. 맞다. 여전히 책은 손으로 넘겨보는 맛이다. 하지만 간과한 게 하나 있었다. 그건 자리 잡고 읽을 때나 유효한 것이었다. 사실 책은 읽을 준비가 된 상황보다 그렇지 않은 상황들이 더 많다. (책을 즐겨 읽지 않았을 땐, 읽을 준비가 안 됐다는 이유만으로 독서를 얼마나 미루고 미루었던가. 보통 어떤 일을 할 때는 딱히 이유가 없지만, 하지 않을 때는 무수히 많은 핑계들이 존재했다) 책을 읽을 땐 보통 회사 또는 카페에서 '제대로' ..
책 <말의 품격> ― 말과 사람과 품격에 대한 생각들.
2017. 7. 30.2시간 읽고, 3시간 쓰다. 단숨에 책을 해치우고 그동안 수많은 '상대'와 나누었던 이야기(혹은 수다)를 곰곰이 생각했다. 경청을 한 경험이 얼마나 될까? 난 늘 말이 앞서는 성격이었다. 스스로 내향적이라고 평가하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나를 내향적이라고 표현하면 그냥 고개를 끄덕이거나, 전혀 아닌 거 같은데?라는 두 가지 반응이 나왔다. 사실 나도 내가 내향적인지, 외향적인지, 그 둘이 골고루 섞여있는지 아직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다. 하지만 성향과 상관없이 분명한 건 '말'을 좋아한다는 것, 28년동안 살아오면서 늘 말하는 것을 좋아했고 '글'을 쓰는 것은 조금 뒤늦게 좋아했다. 말을 좋아한다는 건, 곧 말이 많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렇다보니 늘 하고 싶은 말이 끊이지 않아 한정된 시간 내에 수많은 ..
[독서노트] 심플하게 산다, 도미니크 로로
2016. 9. 26.정말 오랜만에 만년필을 들고 독서노트를 써내려간 거 같다. 뭐 말이 독서노트지, 본문 속 와닿는 문구를 내 손으로 종이에 옮기는 일이었다.작년부터 직장을 다니면서 아날로그보다는 좀 더 가벼운 스마트 라이프를 지향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독서노트만큼은 타이핑이 아닌 한 자 한 자, 또박 또박 쓰고 있다. (물론 악필은 감수해야하지만)하지만 쓴다는 것은 키보드에 치는 타이핑과는 달라서 오롯이 그 시간에 쓰는 것에 대해서만 집중해야 한다. 멀티 태스킹에 익숙한 요즘 따로 시간을 내어 하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도 그 중요성을 잘 알기에 늘 하려고 노력하면서도 잘 안되는 일이기도 하다.어쨌든 앞서 말했듯이 독서노트를 작성했다. 몇 년, 아니 몇 달전까지만 해도 책은 종이 책으로만 읽어야한다는 강박관념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그리고 하울의 움직이는성
2016. 8. 24.일본 영화는 대체로 재미가 없다. 그래도 그나마 봐줄만한 장르가 러브레터나 지금, 만나러갑니다와 같은 멜로/로맨스거나 지금 소개하는 애니메이션들이다. 영화를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라 1달에 한 번쯤은 극장을 찾아가서 신작들을 보곤한다. 그리고 집에서도 예전에 봤던 영화나 극장에서 보지 못한 영화들을 찾아보기도 하는 편이다 우리는 배가 고파서 식당을 찾을 때, 가보지 않았던 식당보다 이미 검증된 식당을 더 선호한다. 순대국밥이나 해장국처럼 흔하디 흔한 메뉴가 질릴법한데 술 먹은 다음 날이면 이보다 좋은 메뉴가 없다. '영화'도 그렇다. 음식보다는 덜 하겠지만 새로운 음식보다 이미 검증된 메뉴를 다시 먹고 싶을 때가 있다. 아마 위 두 애니메이션을 처음 접하게 된 건 중학생 무렵이었다. (개봉일을 찾아보니 센..
오사카에서 먹었던 것들.
2016. 8. 7.7월의 마지막 날, 3시 비행기로 오사카로 향했다. 여행객이 많은 시즌이기도 하고, 초행길이다보니 공항 심사 마치고 숙소 찾다보니 어느덧 밤 9시쯤? 됐다. 나가서 뭘 먹기엔 다시 숙소 돌아올 자신이 없었고. ㅋㅋㅋㅋㅋ 숙소 앞 편의점 에서 간단하게 때울 끼니와 맥주 2캔을 구입해서 흡입. 작년 연말에 칭다오 갔을 땐, 다 맛있어 보여도 일단 구입하면 고수가 들어가 있어서 그 다음부터는 구입하기가 망설여졌는데 일본은 그런거 없어서 좋음.ㅋㅋㅋㅋㅋ 그냥 맛 없는 거 골라도 일단 평타는 침. (다만 맥주는 그냥 먹던 거 고르자.) 둘째 날, 우메다에서 고베로 향했다. 횡성에 가면 한우를 꼭 먹어야 하듯이, 고베에 가면 고베규를 먹어야 한다기에 오전 일찍 키타노 이진칸 거리를 돌고 런치 시간에 맞춰 "스테이크..
Walking with Nature, 이재효 조각전 @성남아트센터
2016. 6. 19.작년 6월 처음 성남에 온 이후로 줄곧 모란에서 살다가 이매로 이사온지 벌써 4달이 지났다. 이매, 바로 옆에 위치한 야탑과 서현은 볼 것도 많고 먹을 것도 많지만 4달간 지내본 이매는 그와 달리 참 조용한 동네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 조용한 동네로 와서 가장 먼저 눈에 보였던 건 성남 아트센터였다. 인천에 살 때부터 트위터를 통해 이재명 성남시장의 글들을 종종 볼때면 성남아트센터가 언급되곤 했었다. 아트센터가 그냥 시의 하나 예술관이겠거니 생각했던 것과 달리 꽤나 유명한 작품들이 연간 스케줄에 즐비해있었고 작품 수준 또한 뛰어났다. 그래서일까. 이사도 왔으니 나중에 괜찮은 공연이나 전시전이 있으면 한 번 가봐야겠다! 라고 다짐했었는데 그게 오늘 이루어졌다! 이재효 조각전 물론 4달간 성남아트센터가 관심..
에피톤 프로젝트(Epitone Project), 3집 각자의 밤
2016. 6. 5.정말 오랜만에 음악 포스팅을 하는 것 같다. MuSic 카테고리의 가장 최근 글을 찾아보니 무려 작년 8월에 썼던 '뷰티 인사이드 OST'에 관한 글이었다. [이전 글 보기] 뷰티 인사이드(The Beauty Inside) OST 영화 같은 경우 워낙 감명깊게 본 작품들이 많고, 리뷰 쓰는 것도 좋아해서 종종 쓰는 편이지만 음악은 보통 한 앨범에 1~2곡이 좋은 경우가 많아 앨범 전체에 대해 포스팅을 하는 경우는 좀처럼 쉽지 않다. 그럼에도 간혹 앨범 전체에 대해 꽂히는 경우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지금 소개하는 에피톤 프로젝트의 세번째 앨범 이다. 먼저 가수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자면 에피톤 프로젝트, 그룹명 같지만 1인 밴드다. 본명은 '차세정', 간혹 여자 이름으로 생각해서 여자 싱어송 라이터로..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부모의 나이는 자식의 나이와 같다.
2016. 5. 6.오랜만에 집에 가는 길에 이 영화가 보고 싶어졌다. 개봉했을 땐 이 영화가 있는지 몰랐고, 그 후에 재개봉 소식을 간간이 찾아보곤 있는데 아직 수도권에는 소식이 없다. (현재 대구에 어느 영화관 한 곳에서만 재상영을 하고 있다.) 만약 언제라도 근처 영화관에 재개봉한다면 꼭 극장에서 보고싶은 영화이기도 하다. 영화의 줄거리는 그렇게 흥미롭지 않았지만, 그 이야기를 풀어내는 힘이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그래서일까, 요즘에는 블로그에 신경 쓸 여유가 없어서 몇몇 글들만 겨우겨우 시간을 내어 쓰다보니 상대적으로 포스팅 시간이 오래 걸리는 리뷰 카테고리는 방치된지 오래다. 리뷰를 쓰고 싶은 영화나 음악은 여전히 많지만, 포스팅 시간을 감수할만큼 써야겠다는 작품은 많이 없었다. 그래도 이 영화만큼은 꼭 리뷰를 쓰고..
[바스락(樂) 독서모임] 강신주의 감정수업
2016. 3. 12.강신주의 감정수업, 책의 거의 맨 뒷장을 보시면 윌리엄 블레이크 시인의 순수의 전조라는 시의 일부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인간은 기쁨과 슬픔을 위해 태어났으며,우리는 이것을 제대로 알 때 비로소우리는 세상을 안전하게 지나갈 수 있다.섬세하게 직조된 기쁨과 슬픔은신성한 영혼을 위한 안성맞춤의 옷.모든 비탄과 갈망 아래로 비단으로 엮어진 기쁨이 흐른다. 이번 주 바스락 모임에서는 이라는 책으로 독서모임이 진행되었습니다. 이제는 아주 유명해진 철학자, 강신주가 읽어주는 욕망의 인문학이라는 부제로 쓰여진 이 책. 사실 저는 한 3년 전에 처음 발간됐을 때 이 책을 만났습니다. 그 전부터 강신주를 좋아하는 탓에, 그의 신간은 늘 제 구매 리스트에 들어가곤 했죠. [모닥불 :: 문화/TV&Show] - 강신주, 『동..
스포트라이트 (Spotlight, 2015)
2016. 3. 7.2016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 각본상. 무슨 말이 더 필요하랴. 몇 주 전부터 정말 보고 싶었던 영화였는데 상영관이 없었다. 내가 살고 있는 분당 근처에만 CGV 야탑, 롯데시네마 성남&성남신흥, 메가박스 분당, CGV 오리. 이렇게나 극장이 많은데 많아야 하루에 2번 정도 상영. 그것도 심야 시간에만 틀어주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건 2월 29일,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고 나서 조금 바뀌었다는 것. 거의 상영관을 반독점하던 검사외전이 어느정도 물러날 때가 된 것도 있었지만 아카데미 영향이 크긴 했다. 덕분에 보고 싶었던 시간대에 관람할 수 있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들었던 생각은 "우리나라는 불가능한 이야기네" 영화를 보는 중간 중간, 혹여나 이 시점에서 뇌물을? 이런 생각이 들었던 나마저도 한국 영..
칭다오 여행(Qingdao, China) 3,4일차
2016. 2. 4.칭다오에서 3일차, 역시 일어나마자 이온(AEON)에서 가볍게 식사를 하고, 편의점에 들렀음. 편의점에 가보면 그 나라의 스타일을 가늠해볼 수 있는데 내가 느낀 건 세 가지 정도 있었음. 1. 콜라가 두 종류가 있는데 중국어가 적혀 있으면 더 싸다. 콜라를 그렇게 좋아하진 않아서 안 사먹어봐서 모르겠으나 아마 현지에서 생산하는 콜라가 더 싼 건 아닐까 추측. 2. 중국은 밀크티를 참 좋아한다. 밀크티 관련 음료가 무척 많았다. 우리나라보다 종류가 훨씬 다양. 밀크티만! 3. 한국 브랜드는 정말 비싸다. 편의점에 간혹 한국어로 적혀있는 식품들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사먹는것보다 훨 비쌈.ㅋㅋㅋ 물론 수입품이라 그렇기도 하겠지만, 뭔가 프리미엄이 있었음. 어쨌든 나와 친구들은 가볍게 음료를 하나 마시고 3일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