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때 밥 먹듯이 다짐했던 말이 있다. "나중에 일하면 신용카드는 절대 안 만들어야지!" 그 다짐은 취업하자마자 3개월만에 보기 좋게 무너졌다. 현재는 곧 해지할 1장을 포함해 신용카드 3장을 사용하고 있다. 간혹 카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 그렇게 사용하고 있다고 얘기하면 한결 같이 나오는 질문이 "왜 이렇게 많이 써요?"였다.
맞다. 많이 쓰고 있다. 하지만 '정해진 범위'내에서 많이 쓴다. (말이 좀 이상한 거 같은데??)
신용카드를 쓰면서 내 스스로 정한 철칙이 몇 개 있다.
- 신용카드는 명세서를 기다리지 말자. 미리미리 선결제를 해서 쌓인 금액을 줄이자.
- 딱 최고의 혜택을 볼 수 있는 구간까지만 사용하면 그 카드는 사용하지 않는다.
- 할부는 정말 급하거나 큰 금액이 아니면 사용하지 않는다.
- 수수료는 내가 낼 돈이 아니다.
물론 세부적인 철칙이 몇 개 더 있긴 하지만 저 4개는 꼭 지키고 있다. 그러면 내가 쓰는 카드들은 어떤 것이고,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한 번 봐보자.
이 4가지 카드가 내가 주로 쓰는 메인 카드들이다. 사실 이 카드들 말고도 KDB Hi 체크, 나라사랑 체크, 네이버 페이 체크등이 더 있긴하지만 그 카드들은 가끔 사용하는거라 제외했다.
어떤 카드들을 사용하고 있나?
(1) 신한 B.BIG
교통
이 카드 같은 경우 가장 먼저 발급 받았던 신용카드이기도 하다. 지출에서 교통비 비중이 높았던 나로써는 교통비를 할인해주는 카드를 물색핬다가 신한 B.BIG가 눈에 들어왔었다. 30만원만 써도 日 200원 할인해주는 데다가 가끔씩 이용하는 택시, 그리고 영화관 할인까지 더해지니 내가 사용하기에 적합한 카드였다. 매 달 1만원이상 할인을 받으면서 요긴하게 사용했었는데 몇 달 지나보니 이 카드는 함정이 많았다.
특히 메인 혜택이라고 할 수 있는 교통, 보통 평일에는 출퇴근할 때 대중 교통을 2번 이용하고 주말은 상황에 따라서 외출을 하면 최소 2번, 많게는 3번 이상을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카드 같은 경우 % 할인이 아닌 정액 할인이다보니 1번을 사용하든 10번을 사용하든 할인 금액이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하루에 1번 교통카드로 사용하는 것이 가장 이득이라는 말.
전월 실적을 30만원 채우고 하루 200원을 할인 받을경우 30일 모두 사용한다면 총 6천원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한 달 대중교통비가 10만원이 나오든 3만원이든 할인 받는 금액은 6천원이다. 그래서 나를 포함한 신한 B.BIG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보통 '출근용 교통카드'로만 사용하기도 한다.
CGV
CGV 할인은 좀 맘에 든다. 4천원 할인을 해주는데 이게 영화 티켓만 해당하지 않는다. 매점을 이용해도 그 금액이 할인 된다. (CGV 매점도 CGV로 결제가 잡힌다.) 나 같은 경우 보통 영화를 통신사 무료 예매권으로 보기 때문에 영화관에 가면 콜라 사먹을 때 이 카드를 쓴다. 그러면 다음 달 청구서에 할인이 되어 0원으로 찍혀 나온다.
기타
그 외에 편의점이나 카페 할인도 있지만 이 혜택은 다른 카드들도 대부분 해당되기 때문에 그렇게 매력적인 혜택은 아니다. 그나마 괜찮은건 모바일 앱카드로 사용할 때 POP 카드 기능을 넣어서 GS25에서 팝 할인을 받을 수 있다는 정도?
(2) 삼성 헬로모바일
삼성 카드들은 대체로 혜택이 좋지 않고, 연회비만 겁나 비싸다. 그나마 코스트로 결제를 독점하고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고 있긴 하지만 대부분이 카드들이 매력적이지 않다. 삼성 카드나 현대 카드들이 대체로 디자인이 예쁘긴 하지만 예쁜 것들은 그만큼 값어치를 한다.(혜택이 구리다) 현재 통신사를 헬로모바일을 사용하고 있다. 올해 2월까지 KT를 사용할 때만 하더라도 핸드폰 요금 할인을 받았지만 알뜰 폰으로 오니 통신비 할인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었다. (거의 대부분의 카드들이 통신 3사만 핸드폰 요금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그래서 물색하다가 찾은 카드가 우리은행 헬로모바일(헬로모바일이라서 즐거운카드?) 카드랑 삼성 헬로모바일 카드였다. 단일 통신비 할인 금액으로는 우리은행이 2천원 더 많았지만 다른 혜택을 고려한 결과 삼성 카드를 택했다.
통신
통신비만 8천원 할인해주고 있다. 카드 혜택이 전월 실적 30만원 기준 1만원 할인(적립)이면 괜찮은 카드라 평하는데, 통신비로만 0.8 할인이 들어가니 다른 것은 볼 것도 없었다.
유니클로
주로 옷을 살 때 유니클로 옷을 사입는데 유니클로+자라에 한해서 5% 특별 적립을 해주고 있다.
CJ 포인트 적립
CJ 헬로모바일이라 그런지 CJ 계열 매장을 사용하면 포인트 적립을 해준다.
기타
그 외에도 카페, 백화점, 대형마트, 온라인 쇼핑몰 등 적립 혜택을 제공하지만 큰 매력은 없다. 그냥 통신+유니클로가 최고의 사용법인듯.
(3) SC 리워드 11
이 카드도 삼성 헬로모바일처럼 특정 혜택을 제공해주는 신용카드다. 헬로모바일 카드가 헬로모바일 핸드폰 요금이라면 SC 리워드 11은 11번가 사용금액에 한해서 엄청난 적립 포인트를 제공한다.
11번가 모바일 결제일 경우 22% 적립, 인터넷 결제일 경우 11% 적립을 제공하고 있다. 최대 22,000원까지 적립이 되니 모바일 기준으로 11번가에서 월 10만원 정도 사용하면 최대치인 22,000포인트를 적립 받을 수 있다. 그 외의 20만원은 일반 무제한 적립이라고 해서 0.7% 적립을 받는다. 즉 매달 최소 인정실적인 30만원을 채우기 위해 10만원(11번가 22%적립) + 20만원(일반 0.7%) 을 사용하면 최소 23,400 포인트를 적립받는다.
다른 혜택은 더 있을까? 없다.
그냥 11번가를 자주 사용하는사람, SK 통신사를 이용하는 사람이면 최적의 카드다. 나 같은 경우 SK 통신사를 이용하지는 않지만 11번가를 통해 생필품이나 의류 또는 여러가지 가전 제품을 구매하기 때문에 아주 잘 활용하고 있다.
그리고 SC 리워드 11 신용카드 가입 당시 월 10만원 적금을 하나 가입했는데, 금리가 6.1%였다. 일반 금리 1.9%에 특별 금리 4.2% 해서 1년 만기였다. 특별 금리 같은 경우 캐시백으로 제공되고 비과세였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1년 정도 여행 자금을 모을 때 괜찮은 적금이었다. 물론 조건은 하나 있었는데 신용카드 기준 연 360만원을 사용해야한다는 것. 이건 뭐, 어차피 카드 혜택 보려면 월 30 채워야하니 그렇게 무리한 조건은 아니었다.
(4) SC 리워드360
이 카드는 이제 워낙 유명해져서 많은 설명이 필요 없을 것 같다. 그냥 음식점/온라인 5% 적립 제공하는게 깡패. SC 리워드 11 신용카드랑 SC 리워드360 체크카드로 쌓인 포인트를 BC TOP로 전환하면 현금으로 캐시백 받을 수 있다. 이렇게 캐시백 받은 돈을 조금씩 모아서 여행이나 큰 금액이 들어가는 제품을 구입할 때 사용한다면 부담을 좀 덜 수 있다.
(5) KB 나라사랑카드
이 카드는 원래 메인으로 사용하려다가 실패한 카드. 신한 B.BIG의 교통 허점을 보완하고자 KB Nori 카드에서 나라사랑카드로 교체발급을 받았었다. 교통비를 20% 할인(최대 1만원) 해주기 때문에 신한 B.BIG카드를 출근용, 이 카드를 퇴근+@용으로 사용한다면 최고의 교통 할인 혜택을 뽑아먹을 수 있었다. 하지만 KB 카드들이 대체로 할인 또는 적립 혜택을 받은 금액은 실적에 포함시키지 않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이 카드 같은 경우 전월 20만원만 사용하면 혜택을 사용할 수 있지만, 교통비는 전월 실적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교통비 5만원을 포함시킨다면 총 25만원을 사용해야한다.
그리고 이 카드 같은 경우 요즘은 괜찮다고 들었지만 초기만 하더라도 결제가 잘 안 됐다. 싸구려 RF칩을 사용한 건지, 그냥 기술력이 딸린건지 모
르겠지만 결제가 자꾸 안 되서 다른 카드로 결제하곤 했다. 그런 불편함 덕분인지 이 카드는 이번 달만 사용하고 신한 B.BIG카드와 함께 사용하지 않을 계획이다.
KB가 카드 혜택은 안 좋지만, 이벤트는 상당히 좋았다. 도시가스 요금을 KB 카드로 납부하면 익월 1만원 캐시백을 제공하고, 3달 연속 납부하면 추가 5천원 캐시백을 제공해서 KB로 자동납부를 걸어놨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가정의 달 행사를 해서 5천원 캐시백을 제공 받았다. 캐시백해준 건 고맙지만, 도시가스요금 3달 채우면 다른 카드로 옮길 계획이다. 국민 카드는 이제 대체로 매력이 없어졌다. 요즘 밀고 있는 다담카드나 파인테크 카드는 카드 혜택을 잘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는 굉장히 좋아보이지만 실적 제외가 너무 많고 그런 것들이 오히려 소비를 촉진시킨다. 다른 카드사와 달리 KB는 할부 요금을 결제월이 아닌 매월 할부 요금만큼 청구하고, 굴비/반굴비 혜택이 있긴 하지만 그런 혜택만을 믿고 가기엔 매력이 없어져도 너무 없어졌다. 아쉽다.
(6) KDB Choice체크
이 카드는 전월 실적없이 지정한 2가지 업종에 대해서 5% 캐시백을 제공한다. (2만원 기준 최대 1천원) 위 카드들은 보통 대형마트 혜택이 없거나 미미해서 1달에 한 번 홈플러스나 이마트 갈 때 혜택 받을 카드가 없어서 아쉬웠는데 이 카드를 사용해 2만원 정도만 사용하면 바로 천원이 들어온다. 하지만 이건 정말 푼돈같은 혜택이고, 최고의 혜택은 수수료 면제. 요즘은 워낙 타행 이체라던가 타행 ATM 출금 무료도 많아서 그런 혜택은 눈에도 안 들어온다. 하지만 이 카드는 그 혜택은 물론 편의점에 위치한 자동화기기(출금하면 1200원 빼가는 기계놈)도 출금이 무료다. 가끔 술 먹을 때나 현금을 출금해야하는데 주변에 ATM가 없는 경우 편의점에 들어가서 이 카드를 이용해 그냥 출금하면 된다.
전월 실적 30만원을 채워야하는 카드 4장을 사용하고 있어서, 어떻게 보면 매달 엄청난 금액을 지출해야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모임이나 친구들 사이에서 총무를 맡고 있기도 하고 고정적으로 나가는 지출(통신/전기/가스/교통/보험)만으로 1카드 실적이 충족되니 실제로는 그렇게 많은 지출을 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에버노트를 활용해 이렇게 각종 카드나 통장의 혜택 등을 보관하고 있다. 카드들이 많다보니 가끔 어떤 카드를 써야할지 난감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 에버노트 켜서 보면 된다. ( 물론 지금은 거의 외우고 있어서 자주 보지는 않고 친구들에게 설명해줄 때 잘 활용하고 있다.)
가끔 보면 카드 중에서 정말 적자 나는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괜찮은 혜택을 주는 카드들이 있다. (물론 예전 RPM카드나 혜담카드에 비해서 요즘은 형편 없지만)
카드사들이 그런 혜택을 줄 수 있는 건 수수료는 수수료대로 내고, 실적을 채웠는지 안 채웠는지도 모르고 혜택도 신경 안쓰고 카드를 사용해주는 고객들 덕분이다. 최고의 혜택은 흔히 말해서 안 쓰는 것이라고 한다. 그 말에 어느정도 공감하긴 하지만, 어차피 매 달 사용해야할 금액이 정해져있다면 그 금액을 활용해 카드 혜택을 뽑아 먹는 것도 좋은 혜택 중 하나다. 물론 대부분의 혜택들이 신용카드에 몰려있고 상대적으로 체크카드는 혜택이 적긴 하지만 잘 찾아보면 신용카드만큼이나 혜택이 괜찮은 체크카드들이 있다.(예를 들어 리워드360과 같은 카드) 같은 금액으로도 조금만 찾아보면 적게는 연 몇 만원에서 수 십만원까지 할인 또는 적립을 통해 돌려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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