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에서 MBTI 관련 모임에 참여하지 않는 이상 자신의 유형을 알고 있는 사람을 찾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내가 심리학과를 전공해서 주변 지인들도 비슷한 사람들로 어울려진다면 상황이 달라지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유형을 제대로 인지한 사람들을 만나본 케이스가 많지 않아 ISTJ인 나와 어떤 유형과와 관계를 설명한다는건 내 주관적인 생각과 맞물려 크고 작은 오류를 범할 수도 있기에 조심스럽기도 하다. 뭐 물론, 전문가가 아니라 오류를 범한다고 해서 크게 문제될 건 없겠지만. 그래도 문제라면 그 오류를 인지 못해 곧이곧대로 그것을 내가(또는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믿는다는게 문제라면 문제겠다.
그래도 뭐, 오류가 발견되면 언제든지 고치면 되니까 그나마 많이 만나본 ENFP에 대해서 써보려고 한다. ISTJ인 나와 정반대의 유형인 ENFP는 내가 사람을 만나는 시야를 조금만 넓혀보면 쉽게 접촉한다. ISTJ는 워낙 넓은 관계를 싫어하는 탓에 '확장한다는 자체'만으로도 ENFP뿐만 아니라 다양한 유형들을 만나겠지만 말이다. 포괄적으로 이야기해서 ENFP가 예술가쪽이라면 ISTJ는 학자쪽이다. 양쪽은 직업적으로도 전혀 매치가 되지 않는다. (예술계 학자면 모를까.)
물론 그런경우는 정말 포괄적으로 그 유형을 잘 살린 직업에 해당하는 이야기고, 보통 사람들은 예술가도 학자도 아니다. ENFP는 그냥 그림 실력이 뛰어난, 글씨를 잘 쓰는, 또는 예술 감각이 있는 정도에 불과할 뿐이라는 것이다. 반대로 ISTJ는 뭐 시간약속 철저하고, 공부 잘하는 모범생이나 모날 것 없는 사람 정도라고 표현되겠다.
ENFP는 정서가 예민한 탓에 그 느낌을 예술적인 감각으로 잘 표현한다. 그림이라든가, 블로그에 비공개로 쓰는 글이라든가. 사람을 좋아하고, 그런 사람들의 감정에 민감하며, 틀에 갇히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기도 하다. 그래서 틀에 갖춰진 한국 교육에 있어서 반감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상당히 많다. 그래서 성적이 안 좋은 경우도 많고. 공부를 못하는 건 아닌데, 굳이 그 틀에 들어가서 공부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할까.
내가 만나본 ENFP는 ISTJ들의 생활 양식에 호기심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자신들은 억지로 그렇게 살려고 해도 그렇게 살아갈 수 없는 생활 양식을 ISTJ는 철저히 계획적으로 살아가고 있으니까. 그래서 그들은 ISTJ들을 만나면 유독 호기심이 많아진다. 정반대의 유형이라 그런지 겹치는 부분이 많이 없어서 그런 이유도 있다. 하지만 그런 호기심의 비중이 ENFP가 바라보는 ISTJ와, ISTJ가 바라보는 ENFP는 또 다르다.
ENFP는 정말 호기심 자체로 ISTJ를 바라보지만 세상 사는게 자기 주관적인 ISTJ들은 ENFP를 호기심 자체보단 무언가 하나가 뛰어난. 예를 들어 글을 잘 쓴다던가, 그림을 잘 그린다거나 등의 능력에 비춰서 그에 관한 호기심을 갖는다. 가끔 그들은 '책을 좋아하는 것'으로 관심사가 모아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 상대방에게 좋은 시너지 효과를 준다.
ISTJ는 지극히 현실적인 감상평을 내놓는다면 ENFP는 눈에 보이지 않는 추상적인 개념으로 그것을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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