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지 않는 70%, 또다른 30%의 가능성
백마 탄 왕자는 동화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발견할 수 있다.
면접에서 탈락하고, 응시했던 시험이 불합격하거나 기대했던 것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 우리는 백마 탄 왕자를 찾는다.
가뜩이나 실패를 맛본 직후라 기분도 안 좋은데 그런 생각을 하니 현실은 더 암울하고 착잡하다.
이런 현실을 부정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생각할수록 현실은 더 피폐해지고 궁핍해져간다.
우리 인생의 70%는 이미 주어진 것이라 쉽게 변하지 않는다.
그 퍼센티지 안에는 부모님도 있고, 가정 환경도 있고, 외모, 키 등등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것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미 주어진 건 내가 어떻게 한다고 해서 내 뜻대로 당장 변하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는 인생에 힘이 들수록 그 70%에만 집중하고 있지 않은가.
재벌집 자식으로 태어났으면…
톱스타 여배우처럼 예쁘게 생겼으면…
로또 1등에 당첨됐으면…
아무런 걱정이 없었으면…
집중하면 집중할수록 반대편에 위치한 우리가 낼 수 있는 30%의 힘은 점점 약해진다.
이 힘은 그 누가 약하게 만든 것도 아니고, 온전히 자신만이 올리느냐, 내리느냐 할 수 있는 문제다.
인생에서 그 퍼센티지 비율은 결과론적으로만 비춰줄 뿐, 결코 과정안에서 어떤 지표로 친절하게 표시해주지는 않는다.
상처를 받는 세 가지 경로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세 가지의 경로를 통해 상처를 받는다.
첫째는 내가 나 자신에게 가하는 상처다.
자책이 여기에 속한다. 비교 대상 없이 자기 자신에게 갖는 불만을 쏟아낸다.
흔히 생각과 행동의 괴리감이 발생할 때 가하는 상처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상처는 삶을 좀 더 진취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둘째는 남이 나에게 가하는 상처다.
남들과 더불어 사는 한 불가항력적인 상처다.
공동체 속에서 우리는 상처의 피해자인 동시에 동시에 가해자이기도 하다.
셋째는 내가 남과 비교하고 얻어내는 상처다.
바로 이게 가장 위험하다.
우리는 외모, 체형, 키, 능력, 자산 등등으로 남들과 끊임없이 비교한다.
이들의 공통점은 평균점만 있을 뿐 기준점이 없다는 것이다.
기준점이 없다는건 결국 비교를 가함으로써 평균을 찾아낼 뿐이다.
그 평균이라는 것도 작위적인 수치일뿐, 절대적인 건 아니다.
그런데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평균을 기준처럼 절대적으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이 상처로 인해 위에서 말한 30%의 가능성이 극단적으로 내려갈 수도 있다.
우리는 쉽게 변할 수 없는 70%에서 나오는 상처에 집중한 나머지 30%가 감소되는지도 모른 채 살아가는 것이다.
살아 가다, 살아내다
가능성을 위해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살아가는 무의식적인 인생을 의식적으로 이끌어내 삶을 살아내자.
그리고 그 중심에는 매사에 어찌할 수 없는 것들에 불평불만을 토로하는 대신 그 반대편의 비율에 희망을 거는 것이다.
어른이 된다는 건 곧 상처를 감내할 줄 안다는 것이다.
묵묵히 인정하고 어쩔 수 없는 부분들에 아픔을 느끼기보다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내야 한다.
우리는 흔히 술을 먹을 수 있는 나이가 '어른'이라고 생각하지만, 아직 세상에는 그 부분을 찾아내지 못한 '어른이'들이 많다.
(※ 어른이 : 어른+어린이 합성어이자 애늙은이의 반댓말)
태어나서 죽을때까지 상처는 끊임없이 발생한다.
하지만 소멸되지는 않는다. 잠시 잊혀지거나 극복되어질 뿐.
어렸을 땐 세상을 잃었던 것처럼 슬펐던 일들이 어른이 되서 겪어보니 아무일도 아닌 것처럼 느낀 적이 있지 않은가.
또한 인문학적이고 성숙한 사람들이라면 타인의 70퍼센트를 가지고 탓하지 않는다.
(노력하지 않은 것을 탓할 순 있어도 노력할 수 없는 환경을 탓할 수는 없다.)
이미 지난 70퍼센트에 집중하면 우리는 그 상처에 영영 갇혀 지내게 된다.
30퍼센트가 중요하다. 우리의 삶은 우리가 다 결정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반드시 30퍼센트 정도는 우리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노력 여하에 따라 그것이 어쩌면 10퍼센트 정도로 보일 수도 있고, 아니면 1퍼센트 정도로 보일 수도 있다.
그게 있으면 살아 있는 것이고, 그게 있으면 우리에게 희망이 있는 것이다.
70퍼센트와 30퍼센트
자, 당신은 어느 쪽에 먹이를 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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