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7월에 근황을 한 번 쓰고 거의 5달만에 일상에 관한 글을 쓴다. 책 <메모 습관의 힘>을 읽고나서부터 신변잡기 글은 더 이상 블로그에 올리지 않는다는 저자의 생각에 큰 공감을 얻어 일상에 관한 글은 되도록 작성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가끔은 재밌는 일이 생기면 예전처럼 포스팅은 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기도 하지만 실제로 포스팅까지 이어지지 않는다.
[비우기]
700개에 가까워지던 블로그 글을 450개 정도로 줄이면서 블로그가 많이 가벼워졌다. 250개의 글을 지웠으니 블로그 수익도, 방문자 수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지만 메인 컨텐츠가 불분명했던 예전에 비해 지금은 내가 집중해야할 컨텐츠가 분명해졌다. 아마 연말쯤에는다시 한 번 정리하지 않을까 싶다.
20권이 넘었던 서브바인더도 10권 이하로 줄이니 정말 필요한 자료들만 남았고, 메인 바인더도 8개의 섹션에서 정말 필요한 4개의 섹션만 남겨놓으니 무게도 가벼워지고, 내가 정말 필요한 섹션만 집중해서 사용하고 있다. 그래도 아직 예전의 습관이 남아 20권의 바인더, 8개의 섹션이 있을 때가 그립기도 하지만 그 생각은 오래가지 않는다.
비워져있으면 언제든 바로 채워 넣을 수 있지만, 채워져있으면 바로 비울 수는 없다.
여전히 내 삶에 있어서 무게 줄이기를 실행하고 있지만 비우기를 결심한 초반부와 달리 이제부터는 정말 비우기 어려운 것들만 남았다. 생각보다 종이 책들은 내 곁을 떠나지 못하고 있고, 바인더 용품들을 주변 사람들에게 많이 나눠주고, 많이 버렸음에도 여전히 많다. 무엇보다 생각 비우기가 가장 어렵다. 모래알처럼 떨어지는 수 많은 일들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두 손으로 모두 쥐려고 하다보니 정말 중요한 일 하나만 하기보다 작은 일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내 모습을 보고 있자니 아직은 '아마추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GTD]
어느 직종, 어느 부서를 막론하고 2명 이상이 함께 일을 하고 있으면 현재 하고 있는 일과 관련 없는 방해가 들어오기 마련이다. 그 방해는 업무적인 요청일 수도 있고, 잠깐 차 한 잔 마시자는 동료의 개인적인 요청일 수도 있다. 방해 요소를 아예 없앨 수는 없지만 줄일 수는 있다고 생각하기에 그 해법으로 Onenote + Outlook, 그리고 GTD 기법을 좀 더 공부하고 있기도 하다. 작년부터 사회 생활을 시작해서 그런지 올해는 익숙하지 않은 업무와 함께 주변에서 시도때도 없이 들어오는 수많은 방해에 정신없는 1년을 보냈다.
바쁘다는 것은 곧 무언가에 몰입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한데, 하루를 바쁘게 보내고 잠깐 뒤를 돌아보면 무엇에 몰입했나? 떠올려보면 그 어느것에도 몰입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모두 내가 해내려고 했던 욕심때문이었던 거 같다. GTD 기법에서 보면 위임과 거절을 잘 이용하면 충분히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고 얘기한다. 올해를 돌이켜보면 누군가에게 위임한다는 것은 내 능력을 부정한다는 생각이 들어 좀처럼 활용하지 않았고, 거절은 더 활용할 수 없었다.
하지만 11월 들어서 업무가 혼자 해낼 수 없을정도로 너무 바빠진 탓에 같이 입사한 동료에게 수많은 일들을 위임하고, 상사들의 끊임없는 요청을 거절하다보니 집중해야할 업무의 효율성이 크게 오른 느낌을 받았다. 물론 일을 위임하고 거절하는 데 있어서도 상대가 '내 일 하기도 바쁜데', '기분 나쁘네'라는 반응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커뮤니케이션 스킬도 필요해 내년에는 이 스킬을 좀 더 갈고닦아야 하는 필요성을 느꼈다.
2016년은 사회 생활을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는 아주 값진 해였다. 이를 토대로 24일, 그리고 31일에 두번 나누어 올해를 정리해보고 내년에는 무엇에 더 집중해야하는지 끊임없이 분석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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