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심리학을 접한 계기가 아직도 또렷하다.
' 남에게 어떻게 하면 더 잘 보일까? ' 이런 의문에서였다.
사실 정답을 늘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살아왔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친절하면 되고 위로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진심을 수반한 공감능력이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런데 세상은 내 생각대로 돌아가고 있지 않다는 것을 느낀지 그로부터 며칠 걸리지 않았다.
내가 자각하고 있지 못하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느낀 것도 이 무렵에서부터였다.
열쇠는 내가 쥐고 있다
나는 나 자신을 믿는 힘이 상당히 강하다.
그 내면에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고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
늘 아쉬운 거 없이 살아왔다고 자부했으니 부정적인 측면이 있을 거라곤 생각도 못 했다.
믿는 힘이 강한 만큼 나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강했다.
이것을 인정하기가 참 무서웠다.
인정하는 순간 공든 탑이 무너질 것만 같은 느낌이 들 거만 같았다.
그런데 이제 그만 있는 그대로를 인정해야겠다.
이 책을 읽기 전 김혜남 소장님의 <서른살이 심리학에게 묻다>를 읽었다.
서른이 되려면 아직 한참 남았지만 그 나이에 대해 생각하지 않은 건 아니다.
언젠간 될 거고 서른 살, 그 이름에서 풍기는 압박감이 부담스럽고 떠올리기 꺼려했을 뿐이다.
결혼, 취업(또는 승진) 등의 문제에 대해 가장 가까이 직면하고 있는 나이이기도 하다.
그때가 되면 인생이 상당히 불안정할 거 같은 느낌이 드는데
그렇다고 지금이 더하면 더했지, 덜 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이 책. 나를 사랑하게 하는 자존감을 읽고 나니 내가 참 부정적인 생각을 하면서 살아왔네.
나름 담담하게 현실을 직시하면서 누구보다 냉철하게 판단하면서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틀렸다.
전에는 틀리면 참 기분이 나빴는데 있는 그대로를 담담히 인정하니 그냥 참 편하다.
인상깊은 구절 . + 내 생각(괄호)
공감 능력
좋은 대인 관계를 위해서는 상대방의 감정을 잘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상대방의 감정에 대한 공감능력이 부족하고 자기 식대로 해석하기 때문에 대인관계가 힘들다.
(공감 능력, 상대방의 문제에 대해 정답을 찾아주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공감. 느끼는 감정 그대로 솔직히 말해주는 능력을 뜻한다. 정답이 정해져있는 수학 문제가 아닌데 정답을 찾아주다 보면 자기 식대로의 풀이과정으로 해석해 버린다. 남들의 풀이과정을 무시한 채 상대는 마음을 닫아버린다.)
열등감
열등감을 느끼는 자체는 이미 남과 비교를 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누군가의 강점은 눈에 확 띄는 반면, 나의 약점은 한없이 초라해지는 것. 반대로 나의 강점이 누군가의 약점과 비교했을 때 우위에 점하고 싶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열등감이라는 말을 극도로 싫어한다. 그래서 흔히 느끼는 감정인데도 그 감정이 열등감이라는 생각을 좀처럼 하지 않으려고 한다. 약간의 열등감은 성장의 촉진제가 되겠지만 그것에 의존하다 보면 자기 자신을 잃어버린다.)
자기 가치감(Self-Worth)
나는 가치 있는 사람이다. 나는 남에게 호감을 주는 사람이고 사랑받을만한 사람이다. 라고 평가할 때 일어나는 감정이다. 따라서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은 사람들을 만날 때 마음이 즐겁고 편하다. 상대방의 좋은 반응을 예상하기 때문이다. p.43
(내가 흔히 많이 하는 실수가 남의 생각을 미리 예측하는 것. 그런데 일일이 그들을 맞출 순 없다. 생각의 주체가 남이 아니라 내가 되어야 온전히 있는 그대로의 나의 모습이 숨김없이 나온다.)
자존감과 열등감은 자신을 보는 관점에 따라 결정된다. 다시 한 번 강조해서 말하지만 문제는 조건이 아니라 관점이다. 자신에 대한 부정적 관점을 바꾸지 않고서는 열등감에서 벗어날 수 없다. p.42
(조금 밖에 남지 않았다는 불안감보다 아직 할 수 있다는 자기 믿음이 중요하다)
남의 거울에 비친 나를 나로 착각하지 말자. 세상에는 다양한 거울들이 있다. 깨진 거울도 있고, 찌그러진 거울도 있다. 더러워진 거울도 있다. 이런 거울들은 내 모습을 제대로 보여줄 수 없다. 거울은 자기 식대로 나를 보여준다. 그래서 우리 모습을 지나치게 찌그러지고 더러워진 모습으로 보여줄 수도 있다. 이 모습을 그대로 내 모습이라고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자존감을 유지할 수 없다. p.70
(가장 와닿았던 구절이다. 남의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은 내 자신이 아니다.)
이제 당신은 남의 거울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만큼 컸다. 지적인 성인이 되었다. 인간을 전체 상황 속에서 이해할 만큼 어른이 되었다. 어른이 된 이제는 수동적으로 남의 눈치만 보지 말자 깨진 거울에 비친 깨진 당신이 모습만 보지 말고, 당신을 비추어 주고 있는 거울이온전한지 아닌지를 평가해보기 바란다. 나를 평가하는 전권을 남에게 위임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그렇게 살기에는 우리 인생이 너무나 아깝다. p.71
(술 먹을 나이가 됐다고 어른이 아닌 거 같다)
더 예쁘고 더 집안이 좋다고 더 행복한 것은 아니다. 자신을 알고 사랑하고 다른 사람들도 인정하며 사는 삶이 행복한 삶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음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예컨대 '내가 남들보다 더 잘날 필요는 없다. 나는 나에게 주어진 인생을 내 나름대로 살 뿐이다. 이렇게 마음 먹는 것이다. p.96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는거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이루어야 할 목표가 있는 사람은 명품이나 비싼 커피숍에 마음이 빼앗기지 않는다. 목표를 이룰 방법을 찾고 준비를 하느라 바쁘기 때문이다. 인생의 목표를 정하고 이것에 몰두하는 것도 열등감 극복의 좋은 방법이다. 목표를 달성하는 자기 성취의 경험은 강한 치유의 효과를 보인다. p.118
(몇 번 경험해본거라 상당히 공감했다. 목표를 이루려고 바쁘게 살다 보면 정말 정신없어서 나도 모르게 치유가 된다.)
사회 공포증은 마음에 숨어있는 아이가 겁을 먹고 있는 것이다. ' 버림 받을까 봐' '못난이라고 비난 받을까봐' '무능하다고 무시할까봐' 겁을 먹고 있다. 그런데 이런 두려움은 근거가 없는 것이 대부분이다. 현실적이지도 않고 객관적이지도 않다. 억울한 것은 자신을 실제 능력보다 훨씬 무능하고 추하게 본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무의식 속에서 '겁먹고 있는 아이'를 발견하는 것이 치료의 첫걸음이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평가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속으로 자신에게 이렇게 말해준다. ' 나는 나일뿐이야. 너무 잘나 보일 필요도 없고 그렇다고 열등감에 빠질 필요도 없어. 너무 작아지지 말자' 스스로 자존감을 높여주어야 한다. p.185
(이 구절은 말보다도 행동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내가 생각하는 내 자신을 평가할 수는 있지만 남이 평가하는 나 자신에 대해서는 생각할 필요가 없다.)
강박 성격자는 어떻게 해서라도 주도권을 쥐려고 한다. 주도권을 빼앗겼다고 생각되면 엄청난 분노가 터져 나온다. 자기는 항상 옳고 신중한 결론을 내리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런 자기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은 무시하고 게으른 사람으로 본다. 심지어 자기를 파괴하려는 적으로 보기까지 한다.
그런데 사실은 남을 지배하고 주도하려는 욕심때문에 주도권을 쥐려는 것이 아니다. 주도권을 잃을까 두려워서 그러는 것이다. 주도권을 쥐어야 비로소 안심되기 때문이다. 그래야 자존감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 늘 투쟁해야 하고 대인관계에서 비싼 희생을 치러야 한다. 그리고 매사에 주도권 쥐기가 그렇게 쉬운 일도 아니다. 그래서 강박 성격자의 자존감은 늘 위협을 받는다. p 200
(문제는 무기력이다라는 책 중간에 '강박성 인격장애 테스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었는데 주도권이라는 키워드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주도권을 쥐려는 것보다 잃을까 두려워하는 것. 그게 문제의 핵심이다.굳이 나서지 말아야 할 부분까지 나서서 주도권을 쥐려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 기인했다고 본다.)
꼭 읽었던 싶었던 책인데 미루다 보니 이제야 다 읽었다.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자존감.
자존감이라는 명사를 형용하는 '나를 사랑하게 하는' 이 말처럼 좀 더 나를 사랑해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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