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정리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그게 곧 정리를 잘하는 건 아니었다. 매일 정리하기보다는 한 번 날 잡아서 정리하는 것을 즐겼고 그렇게 몇 시간을 투자하여 정리된 공간을 보고 있으면 흐뭇하기 그지없었다. 그때 '정리'는 내게 일상은 아니었다. 가끔씩 찾아오는 특별한 기념일과 같은 그런 존재였다.
책이나 바인더는 시행착오가 많아서일까. 이제 어느 정도 노하우가 생겨서 짧게는 몇 주, 길게는 몇 달에 한 번씩 정리를 하곤 한다. 더 이상 쓸모가 없어진 책들은 알라딘 중고서점에 팔거나, 그 책을 쓸모로 하는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그리고 바인더도 예전에는 아무 생각 없이 채워 넣기만 급급했으나 요즘에는 꼭 채워야 할 것들만 채워 넣고 있다.
이렇게 눈에 보이는 것들은 늘 정리하기 쉬웠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생각은?
남들 앞에서 발표할 때, 팀장님이 갑자기 프로젝트 진행사항을 물으실 때, 블로그에 글을 써야 할 때,
회사에서 업무를 하거나 집이나 카페에서 블로그에 무언가를 말하고 무언가를 쓰긴 하는데 어느 순간부터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를 때가 있다. 본질을 놓친 것이다. 그 순간부터 내가 무슨 말을 하고, 무슨 글을 쓰고 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조금 더 심하면 상대가 무슨 질문을 했는지 잊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서야 비로소 후회를 한다.
'아, 그때 왜 그랬지.. 좀 정리하고 말할 걸(쓸 걸)'
꼭 위에서 말한 상황이 아니더라도 생각이 정리되지 않아 고생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그렇게 고생을 하고 후회를 해도 생각을 정리해보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다. 왜 그랬는지 돌이켜보면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지 방법을 몰랐다.
일시 : 2017년 1월 7일, 오후 3시 ~ 5시
장소 : 강남역 11번 출구 모임 플러스
주제 : 생각정리 스킬
강사 : 복주환 생각정리연구소 대표
2017년, 새해가 밝고 내가 처음 듣게 된 강연은 바로 위에서 말한 생각 정리에 관한 강연이었다. 신청하고 나서 모임 사람들에게 말해주니 흥미를 느끼는 분들이 많아 나를 포함한 네 분이 이 날 강연에 참석했다.
생각 정리가 어려운 이유
강사가 말한 생각 정리 스킬은 단순했지만 명료했다. 우리가 생각 정리를 어려워하는 이유는 책이나 옷과는 달리 생각은 눈에 보이지 않아서였고, 도구를 활용하지 않는 것이었다. 거기에 단순하면서도 핵심적인 원리를 공부하려 하지 않으니 생각 정리를 하려는 필요성은 느껴도 막상 정리를 하려고 하면 막히는 것이었다.
1. 머릿속 생각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옷이나 책들은 눈에 보이기 때문에 어느 순간 쌓이면 치워야겠다는 생각이 자동적으로 든다. 하지만 생각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무엇부터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2. 생각 정리 도구를 활용하지 않는다.
생각 정리를 도와주는 도구는 전 세계적으로 총 300가지가 있다고 한다. 여기서 우리가 알고 있는 건 고작 5개에서 10개라고 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많이 활용하고 있는 사람들의 개수였고 대부분이 생각 정리 도구를 활용하고 있지 않는다.
3. 생각 정리 원리를 이용하지 않는다.
저자는 총 3가지 원리를 설명했다.
- 생각하고 기록하고 수정하라.
- 나열하고 분류하고 배열하라.
- 질문으로 생각을 확장하고 정리하라.
생각하고 기록은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수정은 귀찮다는 이유로, 더 이상 진행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유로 멈췄다. 나열하고 분류는 했지만 어떻게 순서를 정해야 할지 몰라서 배열은 하지 않았다. 질문은 그냥 어렵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생각 정리가 쉬울까
저자는 여러 가지 생각 도구들을 설명해주고, 그 도구를 사용하면서 생각 정리 원리를 덧붙였다. 특히 저자가 개발했다고 하는 Question-Map이라는 도구는 굉장히 흥미로웠다. 어떤 사물을 하나 주고, 1분 동안 질문을 만들어보라고 할 때 보통의 사람들은 10개 미만의 질문 리스트를 만든다고 한다. 하지만 흔히 천재라고 일컫는 사람들은 10개 이상의 질문을 만들어낸다고 한다. 과연 어떤 부분 때문에 이렇게 차이가 나는 걸까?
1. 육하원칙을 활용해라.
2. 주어를 놓치면 안 된다.
3. 동사를 정해라.
생각은 답이 아니라 질문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 정리에 관한 스킬들에 배우고 나니 내 삶 곳곳에 적용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2시간 정도의 시간 동안 당장 적용하고 싶은 생각 정리 스킬들을 배우긴 어려웠다. 그래서 현장에서 책을 하나 구입해서 집에서 읽어보니 혼자 독학하면서 이것저것 적용해보면 꽤나 유용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저자가 추천하면서 내가 흔히 즐겨 쓰는 디지털 마인드 맵을 적극 활용하면 지금보다 더 정리된 삶을 꿈꿀 수 있지 않을까. 생각 정리라는 콘텐츠만으로 즐거운 강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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