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일로 속초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거리로 따지면 그리 먼 곳은 아니지만 강원도 특성상 교통편이 좋지 않습니다. 인천종합터미널에서 속초고속버스터미널까지 자그만치 4시간이나 소요됩니다. (물론 교통편이 좋으면 이보다 빠를수도 있습니다.) 그에 반해 서울에 있는 터미널에서 출발하면 2시간대에 도착하더군요. 인천이 멀긴 먼가 봅니다.
속초고속버스터미널에 내려서 시내버스를 타고 가장 먼저 들러야 하는 곳은 역시 겟배가 있는 곳이죠. 매번 속초를 올 때면 이 곳에 와서 겟배부터 탑니다. 50m정도밖에 되지 않은 거리를 겟배로 왔다갔다하는데 이게 참 별게 아닌데 집에 와서 속초여행을 떠올려보면 다른 먹거리나 관광지보다 은근히 이게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배(?)를 컨트롤 하시는 분께 간혹 아저씨라 부르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럴 때마다 그 분은 선장님이라고 부르라고 정정하십니다 직접 갈고리 같은 걸로 배를 이동시켜 볼수 있어서 나름 재밌습니다.
그렇게 겟배를 타고 건너편으로 넘어와서 속초의 명물 아바이순대를 먹습니다. 순대골목이라 그런지 정말 식당들이 많습니다. 그만큼 호객행위도 정말 심합니다. 제 철칙 중 하나가 '호객 행위하는 곳은 웬만하면 가지 말자'여서 되도록이면 이런 곳에 올 때마다 한적한 곳을 찾습니다. 식당에 들어가서 모듬순대(아바이+오징어순대)를 시키고 정말 맛있는 옥수수 동동주 한 병을 시켰습니다. 인천에서 파는 소성주 같은 경우 도수가 12도라서 약간만 마셔도 알딸딸한 반면 이 동동주는 맥주와 비슷한 6도였습니다.부담없이 마실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순대로 배를 채우고 겟배를 타기 전 배 좀 꺼트릴 겸 주변을 걸었습니다. 이 곳 저 곳 돌아다니다 보면 이런 골목들이 참 좋습니다.
어느정도 걷고 나서 숙소를 잡으러 이동했습니다.. 소셜커머스에서 괜찮은 숙소가 있나 검색해보다가 마침 더클래스300이라는 호텔의 가격이 꽤 저렴하길래 이 곳으로 정했습니다. 좌측 파란색 유리는 호텔건물이었고, 우측에 있는 건물은 콘도였는데 가격은 비슷하나 경치가 콘도가 좋을 거 같아서 콘도로 숙소를 잡았습니다.
트윈 룸의 내부 모습, 침대 2개와 가볍게 조리해먹을 수 있는 식기도구들, 그리고 작은 방 하나가 있는데 가격 대비 굉장히 맘에 들었습니다. 다만 안 좋았던 것이 일반 숙박시설과는 달리 세면도구 및 기본용품들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화장실에 조그만한 비누와 수건 4장만 있을 뿐, 치약이나 헤어드라이기는 비치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이 점이 좀 아쉽긴 했지만 나중에 또 속초 올 일이 생기면 묵기 괜찮은 숙소 같습니다.
13층 숙소에서 바라본 전경입니다. 아쉽게도 날씨가 좋지 않아서 전체적으로 흐린 느낌이 있긴했으나 역시 오션뷰가 좋습니다.
그렇게 숙소에 짐을 풀고, 다시 나와서 영금정으로 향했습니다.
역시 바닷가에 오면 파노라마 정도는 찍어줘야죠.
멀리서 바라본 영금정 풍경, 날씨만 좋았으면 정말 아름다울 것 같습니다.
사방이 참 장관입니다. 앞은 망망대해의 바다가 위치해있고 저 멀리 뒤로는 눈이 덮인 설악산. 그리고 정박되어 있는 배들이 아주 가까이에 있었습니다.
영금정 주변을 맘껏 구경한 후 다시 배가 고파옵니다. 아래를 바라보니 동명항회센터가 있습니다. 역시 바다에 오면 회를 먹어야죠.
회센터는 1층에서 구입한 후 2층 식당에서 먹을 수 있는 시스템인데, 가격이 절대 싸지 않습니다. 두 명 기준으로 보통 2만원 어치를 구입하면 만원당 천원의 회 손질 비용을 지불하고, 채소나 쌈장 등을 각각 천원씩 지불하고 사 먹어야합니다. 그리고 2층 식당에서는 매운탕을 추가할 경우 인당 4천원씩 추가해야 먹을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곳에 올 때마다 와서 먹는 회는 별로였습니다.
지불한 가격을 다시 한 번 정리하자면
회 : 20,000
회 손질비용 : 2,000
상추 : 1,000
깻잎 : 1,000
쌈장 : 1,000
고추&마늘 : 1,000
소주 2병 : 6,000
매운탕 2인 : 8,000
이렇게 해서 총 4만원을 지불하고 전혀 만족스럽지 않은 회를 먹었습니다. 차라리 동네에서 먹는게 개이득. 그래도 뭐 싱싱한 회를 먹었다는 것에 의의를 뒀습니다.
회를 2% 부족하게 먹고 속초 등대에 구경하러 갔으나 닫혀 있어서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자기 전에 배가 고플 것 같아서 중앙시장으로 가서 그 유명한 만석 닭강정과 새우튀김, 오징어순대를 구입하고 숙소에서 맛있게 냠냠. 그렇게 속초에서의 하루가 지났습니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서 호텔에서 조식을 먹기로 했습니다. 쿠팡 구입자는 인당 1,500원을 할인해서 조식을 16,500원에 먹을 수 있었습니다. 호텔 건물 15층으로 이동합니다.
비수기라 그런지 호텔 건물에 사람이 많이 없었습니다. 음식은 뷔페식이었으나 조식이어서 그런지 종류가 많지는 않았습니다. 첫 접시로는 샐러드와 버섯, 스크램블 에그, 제육볶음. 그리고 북어국을 가져와서 먹었습니다.
두번째 접시는 시리얼, 빵 종류, 그리고 베이컨을 가져와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평소 같으면 4~5접시를 먹겠으나 여행을 위해서 자제하기로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커피를 마시고 이제 설악산으로 향합니다.
7-1번을 타고 설악산 입구에 내려서 케이블카를 타러 갔습니다. 인당 9천원을 지불하고 설악산 권금성까지 데려다주는 케이블카에 탑승했습니다. 타기 전에는 노후화된 케이블카겠거니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최신식이었습니다. 대략 30~40명이 한 번에 같이 이동했습니다.
권금성에서 설악산 절경을 한껏 구경하고 내려오는 길을 타임랩스로 담아봤습니다. 설악산을 걸어 올라갔다온 것도 아닌데 산을 다녀왔다는 이유만으로 배가 고프고 몸이 피곤해지기 시작합니다.
그래도 속초에서 왔으면 양양 낙산사는 다녀와야죠.
물론 종도 한번 쳐줍니다. 올해 잘 풀리라고.
그리고 낙산사에 계시는 해수관음상을 보러 올라갑니다.
종교가 꼭 불교가 아니더라도 와볼만한 곳입니다.
올라가는 곳곳이 참 아름답습니다.
불교 신자가 아님에도 감탄사가 절로 납니다.
길에서 길을 묻다.
드디어 해수관음상이 모습을 보였습니다. 사방이 동해바다인 곳에 우뚝 서있는 모습이 가히 아름다웠습니다. 처음 낙산사에 왔을 때는 잠깐 왔다 가는 정도로 생각했는데 돌아보는 데 오히려 설악산보다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웠습니다.
낙산사 구경을 마치고 낙산해수욕장 방면으로 내려왔습니다. 저 멀리 바닷가가 보이네요.
가까이 다가가서 발을 담가보고 싶었으나 아직은 차디찬 겨울이라 아쉬움을 뒤로한 채 파도소리만 듣고 나왔습니다.
양양에서 다시 속초로 돌아와서 주변 바닷가를 배회합니다. 인천에도 바다가 있긴하지만 같은 바다인데 어쩜 이리 다른지.
일정상 점심으로 물곰탕이나 물회를 먹으려고 했으나 버스시간이 촉박해서 다시 인천 가는 버스로 몸을 실었습니다. 그리고 구월동에서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주먹고기를 먹고 여행 끝. 꼭 다시 한 번 오고 싶은 지역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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