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여전히 그렇지만 과거에는 오히려 그것을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라 생각하던 때가 있다. 그런데 다르게 살다보면 많은 각들을 만나게 되어 있다. 그 모난 모서리에 닿을 때, 괴짜로 부르는 사람들을 만날때 '나를 보는 그대로 이해해달라'라고 말을 하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좀 더 시간이 지나자 "아. 사람은 원래 저러는거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모두를 이해할 수 없듯이 내가 모두에게 이해 될 순 없고 내가 모두를 좋아할 수 없듯이 모두가 나를 좋아할 수는 없다. 그리고 인간은 모두 지독하리만큼 불완전한 존재다.
그 불완전함이 우리에게 상처를 주고 나의 불완전함, 상대방의 불완전함. 그것을 포용하는 것이 우리를 조금 편하게 하는 거 같다. 합리화가 아니라 인간의 이 불편함을 받아들이고 상대방의 어리석음 그리고 때때로 반성적 회상에 의한 자신의 어리석음까지 모두 그러한 것임을 받아들이고 고칠 수 있는 것은 고치고 삼가할 것은 삼가하면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거 같다.
이 근본적 불완전함을 참지 못하고 타인을 나에게 맞추려 하다보면 좋은 사람과 더불어 반드시 싫어하는 사람도 생기게 되고 따라서 나를 싫어하는 누군가도 생기게 된다. 열등감 또는 우월감을 느끼는 상대를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될 거 같은데 왠지 오해를 풀어주고 싶고 본때를 보여주고 싶기도 하고 하지만 누군가가 그것을 고쳐주려고 하면 잘 안되는 거 같다.
그냥 있는 그대로를 느끼고 같이 어울리며 조금씩 알아가고 그러다 보면 오해가 풀리고 열등감도 우월감도 조금씩 없어지고 그러는 거 같다. 내가 바뀌고 싶어하지 않는 딱 그만큼 타인도 잘 바뀌지 않으려 한다. 그것을 알고 내가 남에 의해 바뀌지 않으려는 것처럼 내가 남을 바꾸려 할 때 그 역시 그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한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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