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중순부터 시작 된 중간고사 때문에 몸이 녹초가 돼 버렸다. 잘 본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왕 끝난거 그 동안 지친몸과 푹 쉬고 있던 600D를 들고 억새풀 축제가 열리고 있다는 상암 하늘공원으로 달려 갔다.
웬만하면 서울을 갈 때 버스를 타고 가고 싶은데, 상암까지 가는 버스는 찾아봐도 없었다.
그래서 지하철을 타고 갔는데 동암->신도림->합정->월드컵경기장, 두 번이 환승을 거치고 나서야 상암 월드컵경기장이 내 눈에 들어왔다.
시선을 약간 돌려서, 공원 입구로 들어서니 작은 간판이 보인다.
오늘의 목적지는 1.4km 떨어져있는 하늘 공원.
그 앞에 줄을 서고 있길래 의아해하고 있었는데, 안내소에서 어디가냐고 먼저 물어보신다.
하늘공원 간다고 하니, 도보로 갈것이냐 or 맹꽁이를 탈 것이냐라고 물으신다.
맹꽁이가 뭐냐고 물어보니, 그 것이 저 줄의 정체였다.
놀이공원에 있을 법한 작은 기차같은 녀석인데,
우리는 천천히 걸어가기로 했다.
경사도 심하지 않고 천천히 걸어올라가니, 어느덧 450m 정도 남았다.
이 바글바글거리는 사람을 보라.
저 하늘 계단을 보고있으니 올 초에 제주도 여행때 올라갔던 성산일출봉이 생각났다.
오고 가는 사람들의 행렬이 끝이 없다.
입구에서부터 30분정도 걸어 드디어 상암 하늘공원 입구에 도착.
날씨도 좋고, 입구에서부터 피어올라온 억새가 벌써부터 기대하게 만든다.
드디어 입장, 크. 정말 멋있다
가족들, 연인들, 친구들.
다들 싱글벙글 신나게 웃으면서 사진 찍는다.
이런 곳은 여자친구랑 왔어야하는 아쉬움이 든다.. ㅠㅠ
다들 사진 찍고 확인하기 바쁘시다.
언젠간 펼쳐서 보게 될 사진첩에 한 켠을 차지하게 될 억새풀 축제,
지금의 감동을 기억할 것은 사진밖에 없을 거 같다.
연인끼리 걷기 딱 좋은 장소 : D
가을과, 억새풀. 너무도 잘 어울리는 한 쌍이다.
중간 중간 풍력발전기가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산들바람 조차 불지 않은 화창한 날씨 속에 오늘은 임시 휴업이다.
군데 군데 피어 올라온 코스모스도 가을의 느낌을 만끽하게 해준다.
같이 구경 온 여학생들 두 명, 여자의 마음은 갈대라는데
좀 더 크면 서로 남자친구랑 올 거 같다.
가을, 그리고 억새풀, 이 두 녀석 조합도 괜찮지만 여기다 일몰, 즉 석양까지 합치면 금상첨화.
이 곳 저 곳 돌아다니면서 시간 가기를 기다렸는데, 갑자기 날씨가 흐려진다.
약간 홍기를 띄운 하늘이 금세 사라져버리고..
아쉽지만 일몰은 내년을 기약하기로 했다 : (
억새풀 축제를 다녀오니, 가을이라는 느낌이 더욱 강해졌다.
감기가 오면 가을이겠거니하는 내 병맛같은 느낌 말고,
살살 흔들리는 억새풀 사이에서 풍겨오는 가을의 정취에 흠껏 취하고 왔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카메라.
다른 계절도 나쁘지 않지만 가을만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생각하게 만드는 계절도 없다.
나와 같이 출사 갔다온 친구녀석도 수고했고 내 DSLR도 수고했당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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