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정원의 풍경을 지그시 응시하고 있었다. 15년 연속 일본 최고의 정원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아다치 미술관의 일본 정원의 모습은 고즈넉하고 근사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미술에 대해서는 무지한 나에게 그 이상의 감동은 닿지 못했다. 영화를 즐겨보지 않는 사람들은 엔딩크레딧이 올라오는 순간 '이 영화 재밌다', '생각보다 별로다' 정도로 단평한다. 머리를 쥐어짜야 겨우 조금 덧붙인다. 정원을 보고 느낀 내 표현이 그랬다. 정원을 응시하고 있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말이라도 통하면 물어보고 싶었다. 같은 정원을 바라보고 있지만 그곳에 오랜 시간 시선이 머물고 있는 사람들은 나보다 더 많은 것을 느낀 것이 분명했다. 그거 하나만큼은 확실했다. 작년 11월에 다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