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11~12시쯤 자다가, 어제는 잠이 안와서 SBS 매직아이를 보게 되었다. 사실 어떤 프로그램인지도 잘 몰랐고, 그냥 토크쇼에 불과하겠거니 싶었는데 막상 보고 있으니 꽤나 흥미로운 주제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이번주 주제는 '인간관계 정리'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고 친구간에 빚보증(?)을 서줄 일도 없으니 전적으로 공감되지는 않았지만 20대인 나에게도 꽤나 유용했다. 아마 30대 시청자가 봤다면 내가 공감했던 부분의 배 이상을 공감했으리라 생각한다.
결혼식전 인간관계 정리.
61.9% 인간관계 정리된다.
38.1% 정리안된다.
나 같은 경우는 방송에서 이효리가 언급한 의견에 동의한다. 이효리 같은 경우 주변 사람들에게 실망했을 때 넌 1차, 넌 2차. 이렇게 카운트를 센다고 한다. 그래서 적정(3차~5차) 차수가 되면 그 친구는 과감히 정리하는 편이라고 한다. 거의 떨어져 나가는 친구를 결혼식을 계기로 정리되는건 있을 수 있으나, 단순히 결혼식에 오지 않았거나 축의금이 적다고 정리하는 건 아니라는 것.
이 차트를 살펴보면 결혼식은 당연히 와야하고, 결혼식에 어울리는 적정한 복장을 갖추며 예의바르게 와야하며, 형식적으로 방문해서도 안된다. 당연한거 아니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우리나라. 너무 까다롭다. 무엇보다 결혼식에 허례허식이 가득하니 관심사는 결혼식이 아닌 하객 수(오죽하면 하객알바까지 있겠나), 축의금 액수등에 초점이 맞춰져있나 싶다.
당신의 인간관계! 어떻게 정리하고 있습니까?
적당한 거리 유지도 인간관계의 한 방법
문소리 같은 경우 '무 자르는 듯 잘라내는 건 불필요하다'라는 의견을 냈다. 젊었을 땐 극단적으로 나랑 맞으면 친구, 아니면 절교. 이런 식으로 인간관계를 지속했으나 결혼을 하고 애기를 낳아보니 아니라는 것. 굳이 가까워야만 친구가 아니다. 적정선에서 내 삶에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아도 가끔씩 연락하는 친구들도 필요하다.
인간관계를 나무에 비유하자면 이 나무가 큰 나무가 될지, 작은 나무가 될지, 죽은 나무가 될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 즉 누군가와의 인간관계가 나중에 좋을지 나쁠지 모를 일, 미리 판단해서 자르는 건 위험.
이에 반론되는 의견으로 홍진경은 '싹수부터 노란 인간관계도 있더라'라는 의견을 냈다. 어렸을 땐 모든 싹에 물을 줬다. 그 싹이 자라면 모든 인간관계가 좋을 줄 알았는데 그 중에는 물만 먹고 안 피어나는 싹도 있더라.
나를 아프게 하는 사람도 변할 줄 알았는데 이제와서 느낀 건 '노란 싹은 계속 노랄 수도 있다'
그래서 이제는 안 좋은 인간관계는 과감히 정리!
문소리,홍진경의 평범한 방법과는 달리 김구라는 좀 독특한 방법으로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주변에 도박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전화를 점점 안받다가 십중팔구 점점 인간관계를 끊기 마련인데, 김구라는 아니라는 것. 걸려오는 전화는 족족 받되 다만 돈 빌려달라는 말에는 단호하게 거절. 그리고 방송이나 일때문에 전화를 못받는 상황이라면 그 사람이 자고 있을 아침에 문자 한 통 넣어놓으면 상대방도 '얘가 연락을 피하는게 아니구나'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정말 독특하지만 나름 유용한 방법일 수도 있겠다. 김구라다운 방법이다.
오랜 시간 알았던 사람을 무 자르듯 자를 순 없다.
연이어 나온 주제는 경조사 때문에 인간관계 정리된다. 안된다.
참 우리나라와 걸맞는 토론 주제다. 마음보다 돈이 중요해진 천민자본주의가 뿌리내린 슬픈 우리나라의 모습이다.
경조사 치러보면 인간관계 정리된다? 라는 주제에 대해서 김구라는 대학교 때 꽤나 친한 동기였지만 과도 달랐고, 사회생활을 하면 할수록 멀어진 친구가 하나있었다고 한다. 결혼할 때쯤이 되서 그 친구에게 청첩장을 줬으나, 결혼식에 오지는 않았다고 한다. 이렇 듯 가끔 평소에 전혀 친하지도 않다고 생각한 녀석이 청첩창을 줄 때가 있다.
'이 사람이 나한테 청첩장을 왜 주지?' 예를 들면 인사정도만 하는 회사동료.
안 온다고 해서 딱히 섭섭하지도 않은 관계. 그러다보니 그 친구가 내 핸드폰에 이름이 있어도 자연스럽게 연락이 안되는 사이로 전락. 그 친구가 결혼할 때도 구라를 부르지 않고 그로 인해 자연스럽게 멀어지는 것일 뿐.
경조사에 안 왔다는 이유만으로 멀어지는 건 아니다.
사회에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관계의 사람들이 있다. 그 중 20대 초반에는 어중이 떠중이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20대 후반이 되서 직장에서 자리잡고 이제 결혼을 할때쯤 되면 그 어중이 떠중이들을 끌고 가기 위해 청첩장으로 소식을 돌리지만 그 중에는 바쁜 친구들도 있고, 마음이 멀어진 친구도, 그 외의 다양한 이유로 자연스럽게 1차 정리된다.
그리고 나서 돌잔치쯤이 되면 또 다시 한 번 2차로 정리가 된다.
마지막에는 부모님 장례식 때 정리. 사실 결혼식이나 돌잔치는 정말 바빠서 못 올 수도 있겠으나(정말 바쁜 것도 말이 안된다. 마음의 여유가 없는 것) 우리나라 장례식은 3일장으로 진행되는데 3일 내내 한번을 안온다는 건 이미 마음이 멀어졌다는 얘기다.
마지막 주제는 진짜 친구의 기준은?
가장 솔깃한 주제였다. 다양한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넌 베프가 몇명이야?' '친한 친구 많아?' '마음 터놓고 얘기하는 친구 몇명이야?' 등등 친구에 대한 질문을 자주 듣는다.
나 같은 경우는 문소리와 비슷한 의견이다. 베스트 프렌드(Best Friend)라는 말은 가장 친한 친구, 즉 한 명만을 뜻한다.
'그걸 꼭 정해야 하나? 이런 친구도, 저런 친구도, 그런 친구도 있는데 그걸 왜 고르냐'는 문소리의 말에
문소리의 친구는 '그걸 왜 못 골라? 너 베프 없어?' 라고 말을 했다고 한다.
진정한 친구를 정해 놓는 건 여러 종류의 관계를 하는데 방해가 될 수 있다. 굳이 정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결국 지내다가 또 틀어지면 2번째로 친한 친구가 베프 자리로 올릴 거면 그게 베프인가.
홍진경의 진정한 친구
슬플때는 모르는 사람도 슬퍼해줄 수 있지만 잘 될때 진심으로 기뻐해줄 수 있는 것이 진정한 친구.
김구라의 진정한 친구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서 걱정 안 끼치는 친구
친구한테서 상처받고 상관 없는 사람한테 위로받을 때가 많다. 이것을 낯선사람 효과라고 부른다.
이 외에도 다양한 의견이 나왔지만 내가 공감가는 내용 위주로 정리를 해봤다. 오랜만에 참 유용한 방송이었다.
나 같은 경우는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말이 가장 와닿는 속담 중 하나이기도 한데, 굳이 자주 연락하지 않아도 불편한 거 없이 가끔씩 안부 물어주고, 시간이 되면 한번씩 만나서 회포도 풀어주는게 친구라고 생각한다.
그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진정한 친구의 기준을 보면
1. 서로 비밀을 얼마나 많이 아는지
2. 언제부터 친구였는지
3. 얼마나 내 얘기를 잘 들어주는지.
4. 내 성격과 잘 맞는지
등등 많은 기준이 있겠지만 사람에 따라 중요한 기준도 있겠지만 굳이 중요한 덕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위에서 홍진경이 언급했듯이 오히려 비밀을 많이 알던 친구와 관계가 갑자기 틀어져서 그 친구가 본의 아니게 나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고, 단순히 아무런 잡음없이 오랜기간동안 친구였다고 하더라도 그저 인생의 동선이 같다보니 만난 친구일 수도 있고, 얘기를 많이 들어주는 친구는 내가 아닌 그 친구의 다른 친구들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며, 성격이 맞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친구가 될 수 있다.
+
이어서 정독하면 좋은 기사.
꽤 길긴하지만 확실히 사는 데 도움 되는 기사다.
진짜 내 사람을 만나는 법 || http://media.daum.net/life/living/tips/newsview?newsId=20140818180108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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