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오네모

글 작성자: Yongma 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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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에 이어 북바이북 판교점을 다녀왔다. 이번에는 브런치 서비스를 처음부터 기획한 황선아 총괄PM의 강연이었다. 그 전에도 몇 번 다녀왔는데 이렇게까지 사람이 북적이지 않았는데, 확실히 브런치에 대한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아직 꽤 시간이 남았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자리에 앉아있다. 북바이북에 다녀올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작가뿐만 아니라 우리가 만나고 싶은 기획자, 개발자 등 평소에 보기 힘든 분들을 어떻게 섭외하는지 보면 볼수록 놀랍다.

기획자이자 총괄PM인 황선아님은 강연 전부터 저기 우측에 안 보이는 곳에서 대기하고 계셨다. 보통 강연 시작하면 등장하는 다른 곳과 달리 북바이북은 워낙 장소가 좁기에 매번 올 때마다 이번처럼 앞에 앉아 계시거나 서점 주인장과 이야기하는 등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작아서 불편하지만, 또 옹기종기 모일 수 있다는 게 북바이북만의 매력이 아닐까.

7시 30분이 되자마자 강연이 시작되었다. 브런치가 어떻게 탄생되었고, 이렇게까지 사랑 받을 수 있는 비결까지 차근차근 풀어주셨다. 2014년에 카카오 사내에서 brunch라는 서비스를 처음 발제했는데, 요즘 SNS가 워낙 호흡이 짧고 빠르게 움직이다 보니 거기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긴 호흡을 소화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기존의 블로그와 브런치의 차이점에 대해서 굉장히 날카롭게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황PM님은 집을 비유로 들어서 블로그는 창문도 달고, 지붕도 꾸미고, 인테리어 전반적인 것에도 손이 많이 가고, 글 쓰기를 통해 집 안을 채워나간다면 브런치는 그런 거 모두 배제하고, 오직 글쓰기에만 집중하는 서비스가 되겠다는 일념 하에 어필해서 현재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었다고 한다.

글만 쓸 수 있는 Platform을 만들어야겠다! 

여전히 많은 작가들이 웹이나 블로그가 아닌 한글 파일에 글을 쓰고 로컬에 저장하는 모습을 보고 '나에게 당연한 것들이 작가들에게는 당연하지 않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이 생각을 계기로 글만 쓸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봐야겠다고 시작했던 것이 현재의 브런치 서비스의 탄생계기였다고 한다.

브런치만의 색깔 만들기

브런치 서비스를 구축하고 다른 서비스들과 달리 처음에는 대중들에게 오픈하지 않았다고 한다. 작가들을 포함해 각계각층의 100명 정도를 통해 글을 발행하고 그 글만 볼 수 있게 처음 오픈해서 반응을 봤다고 한다. 이때 반응이 가히 폭발적이었다고 한다. 여전히 브런치는 누구나 글 쓸 수 있는 서비스는 아니다. 작가 신청을 하고 통과를 해야만 브런치를 통해 글을 발행할 수 있다. 

현재 브런치는 매년 브런치 북뿐만 아니라 여러 잡지사들과의 콜라보, 위클리 매거진 등을 통해 작가들의 먹거리들을 끊임없이 찾아주고 있다. 특히 아이러니하게 마감이 있으면 좋겠다라는 브런치 작가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최근 만들어진 위클리 매거진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브런치의 고민

1) 컨텐츠 유료화

요즘 보면 콘텐츠 유료화를 하고 있는 매체들이 종종 나타나고 있다. 브런치 또한 이 부분에 대해서 굉장히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작가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해주고 있지만, '책'이나 '글'이 팔리지 않는 한 작가에게는 어떠한 보상도 주어지지 않아 아직 많은 부분에서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물론 결제시스템은 언제든지 도입 가능할 정도로 기술은 구축되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2) 여러 서비스들과의 연결

브런치는 페이스북과 굉장히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브런치 서비스가 처음 개시되었을 때 수많은 글들이 페이스북 공유를 통해 대중들에게 널리 퍼졌다고 한다. 현재도 많은 채널 중에서도 페이스북이 공유 수가 압도적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말은 의존적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의존성을 줄이기 위해 카카오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서비스를 통해 브런치와 잇고 있는 작업을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현재 브런치 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는 25,000명 정도라고 한다. 엄청 많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 이중에서 유령 작가들도 많을 테니..)

질의응답 시간까지 포함해서 보통 1시간 30분 정도 진행되는데 이번에는 질문이 굉장히 많아 9시가 훌쩍 넘어서 끝이 났다. 특히 브런치 작가분들을 위해 직접 선물을 가져오셔서, 작가분들 있으시면 손 들어보시라고 하셔서 날름 들었다!

요렇게 브런치 로고가 들어간 선물들을 한 아름 안겨주셨다. 브런치 스티커는 서피스에 바로 붙였고, 책갈피는 책 읽으면서 요긴하게 쓰고 있다. 브런치를 통해 글을 쓰고, 브런치를 좋아하는 한 명의 작가이자 독자로서 앞으로의 브런치도 기대된다. 일을 내팽개치고 북바이북으로 도망 온 보람이 있던 하루였다. 앞으로 자주 도망쳐서(?) 북바이북에 놀러 가야겠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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