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오네모

글 작성자: Yongma 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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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힐링캠프에 출연한 이후로 강신주 박사의 인기는 날이 갈수록 고공행진이다.

평소 관심이 없던 친구들도 밥을 먹거나 카톡으로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의 이야기로 주제가 모아진다.

 

" 힐링캠프 강신주 편 봤어? "

 

생각보다 본 친구들이 많았다.

불과 몇 주전까지만 하더라도 정말 아는 사람들만 아는 '철학자'였는데 이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말이다.

갑자기 무서웠다. 그의 존재가 날이 갈수록 커지는 것보다 공중파의 힘이 이렇게 크다는 것이 말이다. 

 

그는 7년간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하루 2.5개의 강연을 소화했다고 한다. 정말 목이 쉴 정도로.

(결국 나중엔 강연을 줄였다고 한다) 그런데 그렇게 열심히 쌓은 명성보다 SBS 힐링캠프라는 화요일 11시, 

공중파 방송 1회 출연이 대중들에게 더 각인된 거 같다.

물론 어느 정도 물이 오른 상태에서의 방송 출연이었겠지만 결국 그것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 강신주 현상의  기폭제가 되었다. 

 

방송의 힘은 대단했다.  <강신주의 감정수업>은 기존부터 상위권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전 주까지 순위권에 못 들었던 그의 6권의

책들이 TOP 10 안으로 일제히 랭크되어 있다.

 

【YES24 베스트셀러 인문 2월 둘째 주 기준2.3 ~ 2.9】

 

  

 

 

(이전에도 비슷한 현상이었던 <SBS 별에서 온 그대>의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은 아직도 상위권에 있다.)

 

 

하지만 방송으로 그의 인기가 높아진 만큼 그에 따른 호불호도 많이 갈리고 있다.

그의 화법은 상당히 직설적이고 공격적이다.

상처 입은 사람을 치료해주기보다 그는 오히려 가면 뒤에 숨겨진 맨얼굴을 꺼내기 위해 궁지에 더 몰아버린다.

그런 과정에서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불편하게 만든다.

기존에 힐링(Healing)으로 위안을 받았던 사람들에게 킬링(Killing)을 가한다.

 

꽤 열심히 살아왔고 앞으로도 열심히 살기 위한 생각인데 강신주는 이 자체를 부정한다.

그 부정에서 수십 년 동안 나름대로 지켜왔던 가치관이 받아들이기 힘들 때 사람들은 고통을 느낀다.

 

그리고 그는 외친다.

 

"배부른 노예가 되어 자본주의에 쪄들어살지 말고 차라리 배고픈 주인이 되어 인간답게 살아라"

  

 

힐링캠프 ―강신주 편, 그날 방송된 고민 중 하나였던 '은퇴 후 집착하는 아버지 때문에 고민인 딸'에서 강신주는

말한다. 귀찮은 대상이 있으면 그것을 제거하거나 아니면 내가 떠나거나 하라고 말이다.

 

우리도 우리 자신을 귀찮게 하는 '강신주'라는 철학자를 두고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안락하고 평안했던 내 삶을 부정하고 그를 받아들일지, 아니면 그를 제거하고 살아갈지.

 

어느 것을 선택하든 정답은 없다.

다만 그를 알게 된 이 순간부터 우리는 마냥 예전처럼 행복한 척할 순 없다는 것이다.

 

내가 꾸는 꿈이 진짜 꿈인지, 개꿈인지.

사람들을 만날 때 느꼈던 불편함들이 단순히 내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쓴 '가면'때문에 생겼던 불편함은 아니었는지. 내가 사고 싶었던 물건들이 정말 필요해서 사고 싶은 건지, 힘든 현실을 부정하기 위한 쾌락의 수단인지.

 

끊임없이 자신에게 불편한 질문들을 되물을 테니까.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다시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바로 지금, 우리에게 철학이 필요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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