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오네모

글 작성자: Yongma 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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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나에 대해 조급했던 적이 있었다.

경마장에 있는 말처럼 쉴새없이 뛰다가 마치 도착점을 잃어버린 것처럼.

이것저것 비슷한 주제에 관한 주제도 많이 찾아보고 관련서적도 많이 읽게 되다가 발견했던 이 책.

 

 

프로이트의 의자. 숨겨진 나와 마주하는 정신분석 이야기다.

 이 책을 접하기 전에 비슷한 서적으로 가토다이조의 ' 나는 왜 눈치를 보는가' 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그 책과 비슷하게 늘 원인은 알고 있었지만 인정하기 싫은 나의 모습들이 책을 통해 보였다.

생각이 아닌 글로 마주치니 담담히 내 자신을 인정했다.

 

발매된 지가 꽤 되었는데 이제 와서 내 눈에 들어오는 걸 보니 정말 책들은 자신이 보는만큼 보이나보다.

평생 접하지 않았을수도 있었는데 이 시기에 이런 기분을 갖게 되서 만나는 걸 보니 어쩌면 이런것들이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같기도 하다.

이 책의 리뷰는 길게 쓰기보다 인상깊은 구절에서 언급하는 것이 낫겠다.

 

 

 

인상깊은 구절

 

자존심이란 남에게 굽히지 않고 자신의 품위를 스스로 지키는 마음 p.40

(나는 정말 자존심이 쎄다.   그동안은 인정하기 싫었지만, 내 자신에 대한 믿음이 너무 강해서일까?)


자존심이 낮은 사람의 대인관계는 정말 어렵습니다.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다른 사람이 인정해주고 지지해주는 것에서 채우려합니다.

그러나 나를 인정해줄 그도 신이 아닌 인간이기에 늘 갈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p.41 

(특히나 공감되는 구절, 상대방에게 무의식적으로 무언가 갈구하니깐 늘 인간관계에 어려움이 따르는 거 같고 
 남들은 내가 신경쓰는 만큼 신경써주지 않는다고 한탄하는 듯하다.)


자기실현이 제대로 되고 있다면 나는 내 삶의 진실을 정직하게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p.43

(자기실현 : 내가 가진 잠재력들을 최대한 실현하고자 노력하는 것) 

(사실 내 자신에 대한 믿음이 강하면서도 내 자신이 선택한 일에 대한 믿음은 아직 많이 부족하다)


방어기제
두렵거나 불쾌한 정황이나 욕구 불면에 직면하였을 때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하여 자동적으로 취하는 적응행위 p.51
(반동형성, 즉 내가 갖고 있는 모습을 숨기려 일부러 정반대의 보일때 숨기려하는 행위에서 무의식적으로 방어기제가 나온다.
 가장 내가 싫어하는 사람의 모습도 어찌보면 내 안에 숨겨져있던 답답했던 모습이 남에게 비춰져 엄격한 모습을 지닌다)


남에 대한 배려가 지나친 사람에게는 남에게 잔인하게 대하고 싶을까봐 두려워하는 마음이 숨겨져있습니다. p.69
(강신주의 다상담 중에서 '가면'이라는 강의의 주제와 일치한다. 늘 가면을 쓰는 사람은 삶 자체가 불행하다)


내 마음의 진실을 알려면 내가 무엇을 방어하고 있는지 알아야 합니다. p.70
(쉽지 않다. 인정하고 싶지 않고, 찌질해 보이기에. 하지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공포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은 공포와 맞서 싸우지 말고 공포를 내 마음에 식구로 받아들이는 겁니다.
공포는 자연스러운 감정이고 건강한 반응입니다.
(맞다. 공포,두려움,불안감은 늘 회피하려고 했지 받아들인 적은 없었다.
 잠시 회피한다면 그 순간은 넘어가겠지만 언젠가 다시 튀어나오기 마련. 받아들이고 서서히 극복해야 한 단계 성장한다)


부정적인 감정은 다른 사람과 또는 객관적 시각의 자기 자신과 나눌수록 약화됩니다. p.103
(단순히 친구들에게 하소연을 털어놓는게 아니라, 자신의 모습을 솔직히 털어놓음으로서 나만 이상한 생각을 하는게 아니라
  누구든 같은 생각을하며 같은 고민을 지니고 있다는 객관적인 모습과 마주하면 충분히 약화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늘 알고 싶었지만 애매한 고독과 외로움의 차이, 내용 자체가 흥미로웠다.

 


고독과 외로움을 구분하라.
고독 : 혼자 있는 즐거움
외로움 : 혼자 있는 고통


고독은 사람을 강하게 만든다.
혼자 있을 수 있는 능력('내 안의 부모'가 아주 강해야함)
남에게 매이지 않으면서 편안하기는 쉽지 않다.
(가끔 보면 혼자서 이것저것 눈치보지 않고 잘하는 사람이 있다.
오히려 그 사람들보다 쳐다보고 있는 내가 이상하다는 기분을  느낄 정도로
묘한 기분이 들게한다. 그 사람들이야 말로 고독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외로움은 외로움을 낳는다.
외로워 하는 사람은 남을 불편하게 한다.
그가 외로움을 해결하기 위해 끌어당기는 에너지가 강해서 사람들은 그의 곁에서 떨어져 나간다.
그러면서 그는 남들이 자기를 거부한다고 받아들여 절망하고 분노한다.
(외로움 땜에 이 사람 저 사람 만나는 사람을 더러 봤다. 이런 경우 본인이든 상대방이든 상처받고 끝나기 마련이다.
 내가 사귀기를 주저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중에 하나. 감춰진 외로움 땜에 만났다가 괜스레 그것이 표출되면 상대방에게 미안하다.)


외로움은 타인과 나와의 관계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내 속의 나'와 '현실 속의 나'사이에 소통이 끊어진 상태이다.
사람들을 만나 술을 먹거나 춤을 춘다고 해서 해결되진 않는다.
TV나 영화에 빠져도 시간 메우기일 뿐 근본적으로 외로움을 해결할 수는 없다.
바쁜 척 한다고 내 마음을 끝까지 속일 수는 없다.
끊어진 끈을 다시 이으려면 고독을 통해 접근해야 한다.
( 결국 혼자서 뭐든지 잘하는 사람이 어떤 것이든 잘한다.  혼자 한다는 것은 나 자신과 이야기할 수 있다는 시간이 많다는 것.)

 


고독은 격리된 삶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여유,능력,재미를 말한다.
고독 상태로 들어가 내 안의 나의 정면으로 만나서 대화를 하라.


나의 삶이 어디에 와 있는지,
내가 사는 이유와 의미는 무엇인지,
삶의 기쁨은 무엇인지를 찾아보세요.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는지
과연 그것들이 두려워할 만한 가치가 있는건지
정성들여 알아보세요.


가끔은 마음의 책상 서랍정리도 필요합니다.
고독은 인생의 속도를 약간 늦추는 일입니다.
우리는 고독을통해 성장합니다.


여자와 남자와의 관계에서도 진정으로 고독한 사람들이 만나야 오래 지속되는 진실한 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점령국과 식민지가 아닌 독립국들끼리 외교 관계를 맺어야 관계가 원만한 것과 같습니다.
내 마음이 누구의 식민지라면 그와 평등하고 행복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 사람과의 관계에 갈등이 생길까 두려워서 확실하지 않은 것을 대충 넘어가다가 오해하는 수도 많이 있습니다.
이해가 안되면 이해가 안 된다고 말하고 나서 자세하게 되물어야 합니다. 이해가 안 된 것은 아직 오해가 아닙니다. p.190


개인이든 집단이든 집착을 버려야 이해 능력을 키우고 오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내가 그를 잃을 것 같은 두려움을 해결해야 그가 제대로 보이고, 그를 객관적으로 이해하면서 관계가 더욱 탄탄해집니다.  p.192


아무리 첫 눈에 반한 사이라도 열정은 쉽게 식습니다.
만남이 반복되면서 새로울 것 없는 익숙한 사이가 되면 지루해집니다.
지루해질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세요.
새 옷을 입는 기쁨 대신에 잘 길든 헌 옷의 편안함이 있으면 되지 않나요?
동시에 모든 것을 가질 수는 없습니다.
관계라는 것은 언젠가 끝나기 마련입니다.
끝낼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면 끝내야 합니다.

 

 

 

 


참 흥미로운 책이다.
여유가 되면, 시간이 되면 언제 한번 다시 정독해보고 싶다.


많은 시인들의 글에서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남을 사랑할 자격이 없다는
글을 많이 봤었다.
이제야 비로소 그런 글들이 이해된다.

 

 

 

 

프로이트의 의자
국내도서
저자 : 정도언
출판 : 웅진지식하우스 2009.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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