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1월 14일. 첫 시작.
바스락 모임에 참여한지 개월 수로 따지면 어느덧 6개월이 지났다. 토즈 강남점에서 첫 모임을 갖고, 그 이후 모임플러스, 옐로스톤, 현재의 알파벳 스터디룸까지, 조만간 바뀔 예정인 스터디룸까지 더하면 무려 5개의 스터디룸을 거치게 된다. 그렇게 장소가 변화할 때마다, 모임 구성원도 바뀌었고, 모임 초기 어설프던 시스템들이 어느덧 자리잡아 이제 모임을 지탱해주는 중요한 존재가 되었다.
그 전에도 바인더를 3~4년간 썼지만 역시나 남들처럼(?) 꾸준히 작성하지는 못했다. 정말 필요할 땐 꽉꽉 채워서 작성할 때도 있었지만, 거의 모든 시간을 허송세월을 보내면서 여백의 미만 강조했었다. 그렇게 여러 번의 롤러코스터를 겪고 나서 깨달았던 것은 바인더를 쓸 때 그냥 의식의 흐름대로 작성할 게 아니라, '매뉴얼' 또는 '체계'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처음 들었다. 그래서 머리 속에 있던 노하우 또는 아는 것들을 블로그에 포스팅했고, 과거의 기록을 발판삼아 메인,서브 바인더를 조금씩 보완했었다.
그럼에도 갈증은 여전히 존재했다. 수시로 바인더를 정리하고, 꼼꼼히 작성했는데도 늘 2% 부족한 기분이 들었다. 이유를 찾아보려고 노력했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 그때는 이유를 그렇게 찾아보려 노력해도 못 찾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아마 '동질감'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혼자 쓰다보면 한계가 분명하다. 한 사람의 머리 속에서 나오는 아이디어도 제한적이고, 쓰는 방식도 계속 다람쥐 쳇 바퀴 돌듯이 머물 확률이 높았던 것이다. 굳이 내용을 공유하지 않더라도, 어떻게 활용하고 있다. 이 정도로만 누군가에게 듣더라도 많은 도움이 된다. 그렇게 되면 평소와는 약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고, 기존 틀에서 조금씩 벗어날 수 있으니 말이다.
일반 다이어리였다면 남들에게 보여 줄 이유가 없다. 보통 일기를 적을 것이고,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개인적인 일정이 많이 적혀있을 것이다. 만약 업무 다이어리라면 그것들을 제외한 업무 내용만 적혀있을 것이다. 일반 다이어리는 개인적인 내용이므로 남에게 보여줄 이유가 없고, 업무 다이어리는 회사 외에서 쓸 이유가 없으니 누굴 보여주고 할 것들이 아니다.
바인더 쓰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임
하지만 바인더는 조금 달랐다. 사명, 평생계획, 꿈 리스트, 그리고 연간부터 일간까지의 계획, 나머지 섹션들. 물론 이것들도 개인적인 내용의 일부이긴 하지만 남들과 공유하면서 발전해나갈 내용들이 많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3P바인더사의 정규교육(프로, 코치, 마스터 과정)에만 그쳐있고, 실제로 사용하는 많은 사람들은 기껏 처음 사용할 때 듣는 바인더 설명회 정도로만 남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물론 거기서 조금 더 확장하길 원하는 사람들은 나비모임이나 오프라인 모임을 통해 충족시키기도 한다.
나비는 좋은 모임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언제든지 참여할 수 있다. 하지만 나에게는 맞지 않았다.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 탓에 한 공간에 수십명의 사람이 함께 있으면 기운이 쫙 빠진다. 그리고 나비는 독서모임 성향이 강하다. 거의 바인더를 쓰는 사람들이긴 하지만, 바인더 쓰는 사람들의 독서모임이지, 바인더 성격을 가지는 모임은 아니라는 점에서 자발적인 참여가 어려웠다.
그리고 오프라인 모임은 일단 많이 없었다. 지금이야 전국적으로 많이 생겼고, 조금만 손을 뻗으면 갈 수 있는 곳들이 많이 생겼지만, 6개월 전만 해도 몇 군데 없었다. 바인더를 쓰는 지인들끼리 하는 모임이나, 마스터, 코치들이 주도하는 모임 외에는 거의 없었다는 게 아쉬웠다.
일단 어느 모임의 '참여'는 어렵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래서 바인더를 쓰는 블로그 이웃분 중 한 분에게 모임을 같이 해보는 게 어떨지 제안을 했었다. 그 분도 이전에 블로그에 '모임을 하고 싶다'는 뉘앙스의 글을 남긴 적이 있어서 제안 이후에 계속 어떤 모임을 갖출지 구상을 했었다.
그렇게 각자의 블로그에 1기 모집글을 올리고 모인 7명이 함께한 것이 바스락 모임의 시작이었다. 바스락 1기 때는 지금처럼 1~2달간의 모임계획은 없었고, 매주 매주 모임 내용을 채우기 급급했다. 그러다보니 한 주 안에 발표자료를 급하게 만들어야 하는 경우도 있었고, 아이디어가 없어서 심각하게 고민한 적도 있었다. 그래도 그 당시에는 열정이 가득했기에 그 모든 것을 커버하고도 남았다. 지금은 반대로 그때 당시보다 열정은 줄었지만, 계획이 철저하게 되어있기 때문에 비슷한 효율을 내고 있다. 1기 때는 강규형씨의 "성공을 지배하는 바인더의 힘"을 참고해서 모임 커리큘럼을 짜고 하나씩 천천히 진행했다.
1주차 : 3P바인더를 왜 쓰는가? / 사명(가치관 찾기) / 꿈 리스트(버킷 리스트X)
2주차 : 사명 발표 / 프리섹션
3주차 : 평생계획 / 고정섹션
4주차 : 평생계획 발표 / 연간계획
5주차 : 연간계획 발표 / 월간계획
6주차 : 주간계획 / 만다라트 기법
7주차 : 한 해 되돌아보기.
1기를 되돌아보면 신생 모임이다보니 어설픈 것도 많았지만, 가장 끈끈했다. (물론 인원이 적어서 가능한 것.ㅋㅋㅋㅋ)
처음 사람을 모집할 때 과연 생소한 바인더 모임에 사람들이 오기나할까? 걱정 했었는데, 다행히 블로그에서 눈팅을 하고 있던 몇 분이서 모집글을 올리자마자 신청을 해주셔서 지금까지 쭉 이어지고 있다. 4기가 진행되는 지금도 1기 때 참여한 7분 중에서 2분을 제외한 다섯 분이 참여를 계속 이어오고 있다.
1기 모임때 가장 기억에 남았던 모임은 평생계획을 발표했던 3주차와 한 해 되돌아보기를 했던 7주차였다. 평생계획 같은 경우는 이미 작성해놓은 게 있긴 했는데 작성할 때 말고는 사실 본 적이 딱히 없었다. 그리고 어떤 내용이 있었는지도 가물가물했다. 그러다 모임에서 한 번 다루니, 작성만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남들 앞에서 내가 평생동안 어떻게 살아갈 것이다라고 말하는 자리가 되다보니 평생계획을 작성할 때 좀 더 진지하게 접근이 되었다. 또한 이전에는 "사명, 평생계획 이런 게 추상적이고 거창해서 중요한 건 알았지만, 굳이 작성한다고 뭐가 달라질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부정적이었는데 이렇게 작성해보니 꿈에 다가가기 위해서 내가 어느 시점에 어떤 일에 집중을 해야할지 확연하게 눈에 보인다는 것이었다.
6개월이 지난 지금, 다시 한 번 평생계획 점검을 위해서 바스락 4기때도 한 번 다룰 예정이다.
그리고 7주차 때 진행됐던 한 해 되돌아보기. 연간계획은 연 초에 한 해를 계획하는 성격이 강하다면, 한 해 되돌아보기는 연말에 한 해를 점검해보는 성격이 강하다. 누구나 계획은 잘 세우지만, 피드백하는 부분은 취약하다. 그래서인지 내가 언제 무엇을 계획했고, 어떤 걸 실행했었는지 파악이 어렵다. 마침 바스락 1기 모임이 종료되는 시점이 연말과 가까워서 한 해 되돌아보기라는 테마와도 맞물려 마지막 시간에 진행을 했었다.
각자 주간계획 및 월간 계획에 기록했던 내용을 토대로 1~2장 분량으로 한 해에 일어났던 일들을 정리해보고, 가장 인상깊었던 3가지 사건을 뽑아서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 같은 경우는 2012년부터 한 해를 되돌아보고 있는데, 누구와 공유하고 그럴 기회가 많이 없다보니 이전에는 기록 위주로만 집중하고 있었는데 모임에서 다같이 기록 후 발표하는 시간을 가지니 좀 더 자세하게 한 해를 돌아볼 수 있었던 거 같다. 올해도 연말에 모임에서 다시 한 번 진행되면 더 뜻깊은 한 해 되돌아보기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바스락 모임에 참여하고나서 블로그도 많이 변했다. 그 전에는 일기, 근황, 주간계획표 등 신변잡기 식의 글이 상당히 많았는데 그런 글들은 중요하지 않음에도 내 시간을 상당히 많이 갉아먹고 있었다. 나 또한 그런 글들을 올려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자리 잡고 있어서 피곤한데도 항상 올렸던 거 같다. 취업준비생일 때는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었기에 그런 글들을 작성할 시간이 충분했지만, 직장인이 된 지금은 힘들다는 판단하에 모두 없애버렸다.
또한 모임에 참여하고 나서 가장 많이 변화한 부분 중 하나가 독서에 관한 부분이기도 한데, 그 부분은 다음 두 번째 포스팅에서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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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때는 어땠는지 나름 궁금한적이 많았는데,
그래서 더 재밌게 읽었어요^^
바스락을 만들어주어서 고마워요 ㅎㅎ
2편이 기대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