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오네모

글 작성자: Yongma 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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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주의 다상담2  - 일


- 일에 대해 갖고 있는 고민은 '내가 일을 하고 싶은 것인지, 돈을 벌고 싶은 것인지'인 것. 

- 일단 일을 이야기할 때 돈과 무관한 다른 일의 가짓수들을 생각해보기.     

- 일일부작 일일불식. 당나라 때의 백장 스님의 말. 움직이면 먹어도 된다. 우리가 죽어야 되는 때는 움직이지 못하고 일을 못 하게 됐을 때. 백장 스님의 사자후는 정의롭게 사는 사람들의 실천 강령. 일하지 않으면 먹지고 말라. 사회철학과 정치철학에 거기에 기초해 있다. 일을 안하고 먹는다는 건 누군가의 것을 빼앗아 먹는 것.  


- 일을 한다는 건 살아 있다는 거고, 뭔가를 한다는 거고, 먹을 자격이 있다는 거. 

- 수행의 공동체에서는 모두 다 일하는 것.    


- 우리가 하는 모든 일들이 내가 원하는 일이 아니라 자본이 나중에 원할 것 같은 스펙과 관련된 일들이 되면서 일을 부정하게 된다.   

- 타인이 원하는 일을 하는 걸 노예. 일하는 걸 싫어하는 게 노예의 근성. 주인이 감시를 소홀히 하면 쉬고 싶단 말.  

- 자본주의의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가 '자발적 복종'     

- 회사에서 에너지 다 안 쓰기. 주인의 일에 에너지를 모두 쓰지 말라. 회사에서 에너지를 쓰면 자신이 원하는 일을 찾을 시간과 할 수 있는 시간이 허락되지 않는다.  

- 회사에서 에너지 충전하기. 일이 끝나고 나서 그 모든 에너지를 가족과 함께,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보내기.     

- 내가 원하는 일을 할 때 부지런해진다. 하지만 남이 원하는 일을 할 때는 게을러야 한다.  

- 우리가 완전한 주인이 되기가 힘드니까 노예로 살되 일단은 에너지를 세이브해 둘 것. 직장에서 세이브를 해 둬야 그 여유로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시간을 보낼 수 있고, 여행을 갈 수도 있고, 진짜 나의 영혼을 뒤흔들 수 있을 만한 무엇인가를 찾을 수 있는 에너지가 생기는 거다. 

- 자신이 즐거워하는 일을 했을 때 그게 돈벌이가 되면 진짜 제대로 자리를 잡은 거다. 돈보다 소중한 것이 자신이 하는 일이라는 것,  그게 중요.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것이 바로 주인의 삶이다' 

- 노예한테 가장 원하는 덕목이 근면.

- 회의는 상사들이 해야 될 거 결정해 온 거. 회의는 민주주의를 흉내내는 거다.  


- 아이 키우는 사람은 아이에게 일일부작 일일불식을 가르쳐야 한다. 애가 뒹굴고만 있으면 밥 먹이지 말아라. '나는 제가 공부를 안 해도 된다. 나는 많은 거 바라지 않는다. 개중에 네가 제일 하고 싶은 걸 하면 조금 있다 수제비를 끓여 주겠다'는 식으로 키워야 한다.  

- 삶의 시간은 노동하는 시간과 향유하는 시간, 이 둘로 할당이 된다. 노동하는 시간을 극단으로 줄이고 향유하는 시간을 넓히는 데 행복이 있다. 그러니 직장에서 노동하는 시간을 아껴야 한다.

- 한 사회가 쓰레기 같으면 향유하는 시간을 줄인다.


-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보면 마르크스는 노동을 돈으로 계산하지 않는다. 노동을 시간으로 계산.


- 나의 최적임금은 얼마인지, 이 정도 벌면 됐다는 걸 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걸 아는 사람은 내가 돈을 버는 목적이 향유하는 시간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 젊었을 때 뼈빠지게 고생해서 돈 모으면 뭐하나. 나이 들면 다리 아파서 여행도 못 간다. 한 사회가 얼마나 나쁜지의 척도는 노동시간의 길이.

- 예술활동 하는 게 있나. 집에 벽화 그리는 사람 있나. 원시인은 알타미라 동굴벽화를 그렸다. 자본주의가 들어오기 전에 시골에선 마을 사람들이 잔치를 했다. 진보한 사회에서 산다고? 개처럼 일만 하면서. 향유를 못 하잖아. 동굴벽화도 그렸던 원시인보다 못해서 어떡하나.

- 내가 왜 일을 해야 되는지 의구심을 갖는 분은 향유하고 싶은 게 없는 거다. 사람, 장소, 예술일 수도 사랑하는 게 있으면 된다. 나 아닌 무언가를 향유하고 즐길게 있으면 된다. 내가 향유할 것을 찾는 게 문제. 이것도 노동하는 시간을 줄여야 가능. 


- 삶의 행복은 노동하는 시간보다 향유하는 시간이 많을수록 커진다.    

- 일일부작 일일불식. 일을 안 한다는 건 누구 걸 빼앗아 먹고산다는 것을 의미. 가장 이상적인 건, 직장에서 필요한 만큼 적당히 할 수 있는 일도 있고, 집에 가서는 무엇인가 향유할 것이 있는 것.

- 가장 행복한 삶은 스스로 하는 일, 지금 땀을 흘리고 하는 일이 경제적으로 보탬이 되면서도 즐거운 일이면 된다. 


- 일을 하는 목적을 알면 에너지를 낭비해서 사랑하는 사람과 보낼 시간, 내가 좋아하는 연극 볼 시간을 없애진 않을 거다. 그리고 돈을 많이 줘도 너무 일이 많으면 직장을 옮겨라. 이게 누구를 위한 일인지 금방 자각에 이를 수 있을 거다.  


- 일을 너무나 열심히 하는 노예라서 자기자식이나 자기 가족도 못 돌보면 정말 완벽한 노예. "이 일 안해!"라고 말할 수 있는 유일한 동력은 사랑. 우리가 자본에 저항할 수 있는 건 사랑.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좋아하는 일, 내가 좋아하는 취미,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랑 같이 있어야 되니까 저항할 수 있는 거다.   


- 직장 상사가 일을 열심히 하면, 후배들이 퇴근을 못한다. 잔소리 안하고 일 열심히 하는 상사가 제일 무섭다.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사람이 솔선수범하는 사람. 그게 압력.   

- 함께 향유할 사람들이 마땅치 않으면 일하는 곳에서 찾을 수밖에 없고, 그러다 상처를 받는다. 향유하는 시간이 충만하면 노동하는 시간에 만나는 사람에게 향유하는 시간을 요구하지 않는다.  

- 정상적인 인간은 향유하는 시간을 누리려고 하기 때문에 웬만하면 내 일도 네 일도 아닌, 어정쩡한 일은 안 한다.  

- 돈이 없으면 생계마저도 위험한 사회, 돈에 팔리지 않으면 자신이 가진 기술도 의미가 없는 사회, 이것이 자본주의 사회.  

- 싫어하는 일을 하면서 왜 사나. 제일 불쌍한 삶.


- 불행히도 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다. 가정이 화목하지 못하거나, 아니면 퇴근 후에 낙이 없는 사람들.  사람은 더 편한 곳에 가 있으려 한다.  

- 향유하는 시간을 극도로 줄이면 사회가 보수화된다. 궁극적으로 우리 사회의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  

-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자본이 원하지 않아도 내가 행복하다면 기꺼이 그 일을 하고, 내가 행복한 일을 하는 데 돈이 필요하다면 또 사냥을 떠나면 된다. 가장 행복한 사람은 자신이 하는 일이 향유이자 동시에 노동이기도 한 사람. 제작하고 창조하고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들.


-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부지런해진다.  


- 학교에서 학생들이 자기가 원하지도 않았던 과목을 공부하고, 쉬지도 못할 때 불행.  

- 아무쪼록 잘 살아서 나중에 눈감을 때 '참 재밌었다'며 돌아가야 한다.

- 내세를 기대하고 젖과 꿀이 흐르는 천국을 기대하는 삶 말고 지금 여기에 젖과 꿀이 흐르도록 하자. 

- 정신노동과 육체노동, 맹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노심자'와 '노력자'라는 구분은 동서양 할 것 없이 모든 권위주의적인 체제의 핵심적 공리로 반복된다.

- 박정희는 우리를 마음은 쓰지 않고 육체를 쓰는 사람으로 만들려고 했던 것. 그렇지만 마음을 쓰지 않는다면,   그러니까 자신의 삶과 공동체의 운명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소와 같은 가축에 지나지 않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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